‘증거위조’ 사법처리 시동…檢 칼끝 어디로 향하나

‘증거위조’ 사법처리 시동…檢 칼끝 어디로 향하나

입력 2014-03-12 00:00
수정 2014-03-12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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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공무원 간첩사건’ 증거 위조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수사 체제로 전환한 지 닷새 만인 12일 국가정보원 협조자 김모(61)씨를 체포했다.

중국 국적의 탈북자인 김씨에게는 사문서위조 및 위조사문서 행사 혐의가 적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앞서 검찰 조사에서 “문서를 위조했고 국정원도 그 사실을 알고 있었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같은 진술을 토대로 김씨와 국정원 직원이 문서 위조 및 행사의 공동정범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김씨의 신병을 확보한 검찰의 칼끝이 문서 입수 및 전달 과정에 개입한 것으로 알려진 국정원 대공수사국 김모 과장(일명 김 사장)과 이인철 중국 선양(瀋陽) 주재 총영사관 교민담당 영사를 거쳐 국정원 ‘윗선’으로까지 향할지 주목된다.

◇수사 닷새 만에 김씨 전격 체포 = 서울중앙지검 진상조사팀(팀장 윤갑근 검사장)은 이날 오전 10시50분께 김씨가 입원 치료를 받고 있던 서울 여의도성모병원에서 김씨를 체포했다.

검찰은 전날 법원으로부터 김씨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받았다.

김씨는 검찰 수사를 받고 돌아간 지난 5일 호텔에서 자살을 기도해 병원에서 치료를 받아왔다.

자살기도 직후 수사 체제로 전환한 검찰은 김씨가 지난 10일 중환자실에서 일반병동으로 옮겨지는 등 상태가 호전되자 신병 확보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는 지난해 12월 국정원 직원으로부터 유우성(34)씨 변호인이 법원에 제출한 중국 싼허(三合)변방검사참(출입국사무소)의 정황설명서를 반박하는 내용의 문서 입수를 요구받았고 중국에서 이를 위조해 국정원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국의 공문서는 공문서 위조죄의 대상이 아니어서 김씨에게는 사문서 위조죄가 적용된 것이다.

중국 국적인 김씨가 단순히 자신의 독자적인 판단으로 외국(중국)에서 외국의 공문서(국내법상 사문서)를 위조한 것만으로는 국내에서 처벌이 어렵다.

검찰이 김씨를 체포한 것은 국내에서 국정원의 지시를 받았거나 적어도 교감을 가진 상태에서 문서를 위조(사문서 위조)했고 이것이 법원에 제출(위조사문서 행사)되는데 관여했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 경우 김씨와 문서 입수 및 전달에 관여한 국정원 직원은 사문서위조 및 위조사문서 행사의 공동정범이 된다.

검찰은 국정원 직원들을 소환조사하는 과정에서 김씨의 문서 위조에 개입한 정황을 어느 정도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정원 직원 사법처리 늘어날 듯 = 협조자 김씨의 체포를 시작으로 검찰 수사는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연일 소환조사를 받는 국정원 직원들 가운데 일부의 신병을 추가로 강제 확보할 가능성이 커졌다.

김씨에게 문서 위조를 부탁한 것으로 알려진 ‘김 사장’과 싼허변방검사참 명의 문서에 확인서를 써준 이인철 영사가 우선 사법처리 대상이다.

이들은 검찰이 김씨에게 적용한 것으로 알려진 위조사문서 행사의 공범 혐의를 받는다. 국정원 대공수사국 출신인 이 영사는 국정원 본부의 지시를 받고 선양 영사관의 공증담당자에게 공증을 강요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검찰은 우선 싼허변방검사참 명의 문서의 위조에 연루된 인물들의 구체적 역할을 확인하는 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이 문건은 중국대사관의 사실조회 회신과 대검찰청의 문서감정 결과에 따라 사실상 위조로 판명났다.

허룽(和龍)시 공안국이 발급한 유씨의 출입경기록, 이 영사가 허룽시 공안국으로부터 팩스로 받았다는 사실조회서에 대한 수사 결과에 따라서는 위조에 관여한 또다른 국정원 협조자와 대공수사국 직원도 사법처리될 수 있다.

검찰은 이들 문서의 진위를 확인하기 위해 중국과 사법공조 절차를 밟는 한편 여기에 연루된 국정원 협조자의 신병을 확보하는 데 주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판검사가 재판부에 증거를 제출하면서 위조문서인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는지도 확인해야 한다. 이를 알았다면 김씨, 이 영사 등과 함께 위조사문서행사 혐의의 공범이 된다. 유씨 수사와 공소유지에 관여한 검사 2명은 천주교인권위원회에 의해 고발된 상태다.

수사가 ‘윗선’으로 뻗어나갈 경우 대공수사국을 중심으로 국정원 간부들이 수사선상에 오를 가능성이 있다.

이 영사가 현장에서 증거문서 확보를 책임졌다면 이 과정에서 국정원 본부의 간부급 인사와 지시·보고를 주고받았을 개연성이 크다. 검찰은 이를 확인하기 위해 지난 10일 국정원 압수수색에서 대공수사국과 선양 총영사관 사이에 오간 공문을 확보해 분석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에게 국가보안법상 무고·날조죄를 적용할지가 이번 수사의 또다른 관심사가 될 전망이다.

검찰로서는 국가 최고 정보기관이자 대공수사 파트너인 국정원 직원들에게 국가보안법을 적용하기가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검찰은 국정원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에도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를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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