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림사건 당시 검사 “좌경화된 사법부의 자기 부정”

부림사건 당시 검사 “좌경화된 사법부의 자기 부정”

입력 2014-02-13 00:00
수정 2014-02-13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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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영주 변호사, 재심무죄 법원 결정에 반박

13일 부산지법에서 ‘부림사건’이 재심청구 33년 만에 무죄 판결을 받은 것에 대해 당시 담당 공안검사였던 고영주(65) 변호사는 “좌경화된 사법부의 판단으로, 사법부 스스로가 자기 부정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고 변호사는 이날 연합뉴스와의 전화 통화에서 수사 과정에서의 불법구금과 고문 등으로 피고인들 자백의 임의성을 의심한다는 재판부의 결정에 대해 강하게 반박했다.

그는 “검찰 조사에서의 진술이 임의성이 없다면, (피고인들이) ‘나중에 공산주의 사회가 되면 검찰을 심판하겠다’는 말을 어떻게 할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하며 “이런 분위기에서 법정에서도 논쟁을 벌였는데 ‘임의성이 없다’고 판단한 것은 말이 안 된다”고 주장했다.

고 변호사는 “과거 공안사건들을 무죄 판결할 때에도 모두 같은 논리를 적용했고 그 외의 사건들은 ‘민주화운동 보상 등에 관한 법률’로 아무 이유 없이 퍼주곤 했다”며 “노무현 정부 때 시작된 이러한 흐름이 박근혜 정부까지 이어진 것이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자신(후배 법관들)이 들은 것만 제일이고 선배 검사·판사가 들은 것은 전부 거짓인가. 그런 독단이 어딨겠는가”라며 불편한 심경을 감추지 않았다.

고 변호사는 “(이번 판결은) 좌경의식화 학습을 받은 사람들이 현재 중견 법관까지 됐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과거의 법관들이 현장에서 진술을 듣고 겪었던 것을 현 사법부가 자기 부정을 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고 변호사는 “시기에 맞춰 개봉한 영화 ‘변호인’도 상당한 영향이 있었을 것”이라며 “사법부가 여론을 의식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영화를 봤느냐는 질문에 그는 “반역적 영화인데 제가 봐서 관객을 늘려줄 필요는 없었다”고 답했다.

이날 부산지법 형사항소2부(한영표 부장판사)는 부산지역 최대 공안사건으로 불리는 부림사건의 유죄 판결에 대해 재심을 청구한 고호석(58), 최준영(60), 설동일(57), 이진걸(55), 노재열(56)씨 등 5명에게 모두 무죄를 선고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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