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우에노모리 미술관서 개인전 여는 이정연 교수
“꽉 막힌 최근의 한·일 관계도 제 작품처럼 소통으로 가까워졌으면 좋겠습니다.”이정연 삼성디자인학교(SADI) 기초학과 교수
동양화 전공이면서도 판화와 서양화에 정통한 이 교수는 국내외 미술계에서 ‘통섭 화가’로 알려져 있다. 작품에도 이런 경향이 그대로 배어 있어, 일견 서양화처럼 보이지만 대나무·자개·옻 같은 한국 전통의 소재를 이용해 입체적인 색감을 구현해 낸다.
이번 개인전에서도 숯이나 조개 등 평범한 재료부터 종유석 가루, 화산재, 뼛가루까지 자연에서 채집한 재료들을 나와 남, 안과 밖, 대지와 토양 등으로 표현한 작품들이 전시된다. 자연을 통해 이질적인 두 세계의 소통을 주선하는 것이다. “모자이크 같은 딱딱함보다는 비빔밥 같은 부드러운 소통과 조화에 주안점을 둔 작품”이라는 게 이 교수의 설명이다.
이 교수는 “최근 정체된 한·일 관계 때문인지는 모르지만 주최 측으로부터 ‘소통’이라는 소재가 매력적이라는 말을 많이 들었다”면서 “대나무, 옻, 자개 등 일본인에게도 친숙한 소재를 통해 한·일 간 소통을 이뤘으면 좋겠다. 정치가 못하는 것을 미술은 할 수 있지 않겠느냐”고 의미를 부여했다.
우에노모리 미술관은 1879년 설립된 일본 최고(最古)의 미술가단체 일본미술협회가 운영하는 곳으로 1972년 개관했다.
글 사진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2014-02-03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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