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산고 ‘교학사 교과서 채택’ 철회 배경은

상산고 ‘교학사 교과서 채택’ 철회 배경은

입력 2014-01-07 00:00
수정 2014-01-07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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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학생·동문 등 전방위 압박…타 학교 철회도 영향역사왜곡도 확인돼…학교 측 “수정됐으리라 여겼다”

전주 상산고가 교학사의 한국사교과서 채택을 철회한 데에는 ‘역사왜곡’ 부분이 확인돼 여론이 악화하고 재학생, 동문, 사회단체의 전방위 압박이 거세지는 등의 복합적 요인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31일 채택 사실이 알려지자 ‘1천510여곳을 고친 누더기·엉터리 교과서’, ‘반민족 행위자들을 항일인사로 미화’, ‘5·18 민주화운동에 계엄군 투입은 시위대의 도청 점거에서 비롯된 일’이라는 등의 왜곡 사례 지적이 이어졌다.

동문과 사회단체가 앞다퉈 철회 촉구 성명을 발표하고 연일 릴레이 반대 시위를 벌였다. 또 전북도교육청이 학교당국의 학생 대자보 철거와 학교 홈페이지 글 삭제에 대한 실태 파악에 나섰다.

특히 역사교육을 받을 당사자인 재학생들 강력한 반발이 철회에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학생들이 채택 반대 대자보를 붙여댔고 반대서명까지 벌였다. 학생회 주관의 설문에서 299명의 응답자 중 90% 이상이 철회에 찬성하면서 압박 강도가 최고에 달했다.

박삼옥 교장은 “균형 잡힌 역사교육을 위해 복수 교과서를 선정한 취지와 달리 불신과 분열을 초래해 학생들이 매우 심각한 피해를 볼 상황이 발생해서”라며 학생들의 반발이 결정적이었음을 우회적으로 인정했다.

애초 교학사 교과서를 채택한 전국의 20여개 학교가 역풍을 맞고 잇달아 철회, 유일한 채택 학교로 남아 여론의 집중 공세를 받은 것도 부담이었다.

여기에 첫 채택 과정에서 교육부 제출시한에 쫓겨 교과서를 자세히 검토하지 않아 ‘역사왜곡’ 내용이 교과서에 다수 포함된 것이 확인되면서 더 버틸 명분을 잃었다.

학교도 “검토시간이 일주일 정도밖에 없는 상황에서 역사왜곡 부분이 수정됐으리라 추정하고 충분히 검토하지 못했다”며 실수를 인정했다.

하지만, 학교는 철회 결정이 ‘학생들이 볼 심각한 피해를 막기 위한’ 자체적인 결정에 의한 것이지 외부의 압력에 굴복한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학교는 “외부의 강압에 의한 철회 결정은 아니다. 균형잡힌 교육 취지는 사라지고 학생들이 양분되는 등 바람직하지 못한 사태가 일어나 교육적인 차원에서 문제를 해결하자는 취지로 이번 결정을 내린 것”이라고 해명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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