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어버린 철도 노사
철도노조 총파업이 닷새째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13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코레일 서울차량사업소에 열차들이 눈에 덮인 채 멈춰 서 있다. 코레일은 파업의 여파로 다음 주부터 KTX와 수도권 전동열차의 운행을 줄이기로 했다.
손형준 기자 boltagoo@seoul.co.kr
손형준 기자 boltagoo@seoul.co.kr
코레일 열차에서 80대 승객이 열차 문에 발이 끼인 채 끌려가다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해당 열차는 철도노조 파업으로 대체인력이 투입된 열차였다.
15일 오후 9시쯤 서울 지하철 4호선 정부과천청사역에서 승객 김모(84·여)씨가 전동차에서 내리던 중에 문이 닫히면서 발이 끼였다.
그러나 이를 알지 못한 기관사가 열차를 그대로 출발시켰고, 김씨는 1m 이상 끌려가면서 공사 중이던 승강장 스크린도어 등에 머리를 부딪쳤다. 김씨는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결국 숨졌다.
16일 코레일과 경찰 조사 결과 승강장에서 사고를 목격한 안전신호수 직원이 기관사 쪽으로 수신호를 보냈으나 제대로 전달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전동차를 운행한 기관사는 파업에 참여하지 않은 필수업무유지 인력이었지만 열차 출입문 개폐 조작을 담당한 승무원은 대체 투입된 철도대학 재학생인 것으로 확인됐다.
사고 현장으로부터 5m가량 떨어진 곳에 있던 안전신호수 직원은 사고를 목격하고 열차출발을 제지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당시 근무했던 안전신호수(64)는 조사에서 “할머니가 몸이 절반 정도 나온 상태에서 문에 끼였다. 수신호를 보냈지만 열차가 출발했다”고 진술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코레일은 역사 내 스크린도어 설치공사로 인한 안전사고에 대비해 8월부터 외부 용역업체를 통해 안전신호수를 고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코레일 측은 “문이 10㎜만 열려도 열차가 출발할 수 없다. 해당 열차에 고장표시도 없었던 것으로 안다. CCTV 화면에도 사고현장이 제대로 찍히지 않았다. 경찰과 협조해 사고경위를 파악하는 중이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기관사와 목격자 등을 상대로 사고 원인을 조사하는 한편 관련자들을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입건할 방침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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