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장 주변, 차량과 응원객 뒤엉켜 ‘위험’
대학수학능력 시험일인 7일 오전 시험감독관이 주차해놓은 차량이 언덕에서 굴러내려와 수험생 1명을 포함, 모두 9명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해당 수험생은 크게 다치지는 않아 병원에서 시험을 치렀지만, 해마다 수능시험일 고사장 주변이 응원 나온 학생, 학부모, 차량이 한데 엉켜 위험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7일 오전 7시 35분께 수능 시험 감독관 A(31) 교사는 학생, 학부모 등이 몰려 있는 광주 서구의 한 여고 정문을 자신의 스포티지 차량으로 통과한 뒤 교내에 주차했다.
감독관 집결 시각인 7시 30분을 넘긴 A 교사는 급한 마음에 차량의 기어를 중립에 놓고 사이드 브레이크도 채우지 않은 채 헐레벌떡 학교 건물 안으로 뛰어들어갔다.
이후 곧바로 차량이 경사진 주차장에서 뒤로 굴러내려 정문 쪽의 응원 인파를 덮쳤다.
약 30m를 구른 차량은 수험생 B양과 교사 2명, 학생 6명 등 모두 9명을 친 후 도로에 잠시 정차해 있던 차량에 부딪혀 멈춰 섰다.
정문에서 열을 지어 서서 수험생을 기다리던 응원 학생 등은 차량이 후진하는 것을 미처 발견하지 못해 사고를 당했다.
당시 현장에 있던 김모(17)군은 “학교 안으로 차량이 계속해서 들어오고 응원하려는 사람들도 많아 학교 정문이 복잡했다”고 전했다.
사정은 다른 고사장도 마찬가지였다.
이날 광주 서구 치평동 전남고등학교 고사장에서도 차량을 통제하는 경찰의 외침은 응원소리에 파묻혀 잘 들리지도 않았다.
”안쪽으로 들어가요. 여기에 서 있다가는 차 사고당해요!”
학교 정문 앞 도로 한 개 차로를 응원 학생들이 차지하면서 지나가는 차량에 스치기까지 하는 위험천만한 모습을 보였다.
수험생을 바래다주러 온 학부모 차량은 경찰의 통제로 고사장 입구에서 멀찌감치 주차해 수험생을 내리고 갔지만 일부 시험 감독관의 차량은 수험생과 응원 인파를 헤집고 학교 안으로 진입했다.
감독관 집결시간에 지각하자 과속 운전하는 등 몰지각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학부모 김모(49)씨는 “경찰이나 학교에서 응원 공간을 마련해주거나 지나는 차량과 접촉하지 않도록 폴리스라인을 설치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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