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태 후보자 보유 전남땅 ‘투기 의혹’

김진태 후보자 보유 전남땅 ‘투기 의혹’

입력 2013-10-28 00:00
수정 2013-10-28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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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들 “매입 시기에 투기바람 한창”

김진태 검찰총장 후보자가 보유하고 있는 전남지역 땅에 대해 부동산 투기 의혹이 일고 있다.

김 후보자는 지난 3월 공직자 재산공개 당시 본인 명의로 여수시 율촌면 산수리 74번지 856㎡의 전(田)과 산수리 77번지 129㎡의 대지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고 신고했다.

또 배우자 명의로 광양시 황금동 산 187-7번지 6천611㎡, 성황동 산 109-7번지 6천825㎡ 등 2곳의 임야도 보유하고있다.

가액은 본인 명의 여수지역 땅이 2천955만원, 배우자 명의 땅은 총 1억5천17만원 등 총 1억7천973만원이다.

전남과 별다른 연고가 없는 것으로 알려진 김 후보자가 이들 2곳의 땅을 산 배경을 놓고 지역에서는 부동산 투기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김 후보자가 이들 땅을 매입한 시기에 두 곳 모두 거센 부동산 투기붐이 일었기 때문이다.

김 후보자는 1984년 사법연수원을 수료한 후 이듬해부터 1987년까지 광주지검 순천지청에서 근무했다.

김 후보자가 여수 땅을 매입한 시기는 순천을 떠난 뒤인 1988년, 부인 명의의 광양 임야는 그로부터 1년 뒤인 1989년에 매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지역 주민들은 28일 “김 후보자가 땅을 산 시기는 여수 땅은 율촌산단 배후부지로, 광양 땅은 광양항 배후도시부지로 개발된다며 부동산 투기바람이 거세게 불었다”고 말했다.

산수리 주민 이모씨는 “당시 산수리는 평당 4만∼5만원 하던 땅이 30만원까지 치솟았다”며 “그러나 결국 배후부지 개발은 이뤄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한 주민은 “당시 산수리는 이미 마을 앞으로 자동차전용도로가 뚫려 소음이 심했고 내가 살고 있지만 마을 경관도 그저 그랬다”며 “내가 땅 주인이라면 이곳에 노후를 보낼 집을 짓지는 않겠다”고 말했다.

부인 명의로 산 광양땅들은 당시 공업지역이나 자연녹지로 개발행위제한이나 보전지역 등으로 묶여있었다.

주민들은 “당시 황금동이나 성황동 일대에 부동산 투기바람이 불면서 개발행위 제한이나 보전지역 여부를 확인도 않고 기획부동산 등의 부추김을 받고 땅을 사는 경우가 많았다”며 투기 의혹을 강하게 제기했다.

여수시청 고위 공직자로 퇴직한 모 인사는 “김 후보가 땅을 산 시기를 전후해 율촌산단에 연산 50만대의 현대자동차 공장이 들어선다는 계획이 발표됐고 율촌에 여수시청 출장소를 둔다는 말도 나왔다”며 “전국에서 기획부동산들이 몰려들면서 외지인들은 현지 확인도 하지 않고 그들 말만 듣고 땅을 사는 부동산 투기 광풍이 일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 인사는 “당시 투기바람이 불면서 현재 산수리 등 일대 땅의 70%는 외지인 소유로 생각된다”고 덧붙였다.

이들 땅은 가액이 크지 않은 데다 부동산 구입 후 한 번도 거래를 한 적이 없다는 점으로 미뤄 투기나 재산 증식 의도로는 보이지 않는다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김 후보자 측은 이에 대해 “여수 땅은 순천에서 초임 근무를 할 때 노후에 집을 짓고 살면 좋겠다 싶어 매입했고, 부인 명의의 광양 땅은 장인께서 돌아가신 뒤 처남 주도로 매입했다”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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