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삼성 붕괴 물탱크에 값싼 중국산 볼트 사용”

“울산 삼성 붕괴 물탱크에 값싼 중국산 볼트 사용”

입력 2013-08-05 00:00
수정 2013-08-05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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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장력 볼트 대신 일부 사용”…경찰, 중간 수사결과 발표

울산 SMP(삼성정밀화학과 미국 MEMC의 합작법인) 폴리실리콘 생산공장 신축현장의 붕괴 물탱크에 값싼 중국산 볼트가 사용된 것으로 밝혀졌다.



‘삼성 물탱크 사고’ 현장의 볼트 울산 남부경찰서는 5일 경찰서에서 ‘삼성 물탱크 사고’ 중간 수사결과를 발표했다. 사진은 경찰에 압수된 물탱크 볼트.  연합뉴스
‘삼성 물탱크 사고’ 현장의 볼트
울산 남부경찰서는 5일 경찰서에서 ‘삼성 물탱크 사고’ 중간 수사결과를 발표했다. 사진은 경찰에 압수된 물탱크 볼트.
연합뉴스




울산 남부경찰서는 5일 15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이번 사고와 관련해 브리핑을 열고 중간 수사결과를 발표했다.

경찰은 문제가 된 볼트의 일부가 중국산이며 이 볼트가 인장(물체가 잡아당기는 힘에 저항해 원형을 지키려는 힘) 시험을 제대로 거치지 않고 납품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번 물탱크 공사에 사용된 볼트는 약 2만개로 이 중 일부는 경기도 시흥의 볼트 도·소매업체가 물탱크 제작회사인 다우테크에 납품한 1만5천700개의 고장력 볼트 중에서 쓰였다.

그러나 나머지 4천300개는 다우테크가 지난해 11월부터 지난 2월까지 중국에서 수입한 15만개 볼트 중 일부와 다우테크가 자체적으로 보관하고 있던 일반 볼트 중 일부인 것으로 드러났다.

설계도 상 고장력 볼트를 모두 사용해야 하지만 중국산과 일반 볼트가 섞여 사용된 것이다.

고장력 볼트는 1개당 550원 정도, 일반 볼트는 360원 정도, 중국산 볼트는 260원 정도라고 경찰은 설명했다.

경찰의 한 관계자는 “약 4천∼5천개가 고장력 볼트가 아닌 것으로 추정된다”며 “중국산 볼트와 일반 볼트가 정확히 어느 정도의 비율로 사용됐는지는 현재 가늠할 수 없다”고 말했다.

또 볼트가 납품된 이후 물탱크 제작업체인 다우테크와 시공사인 삼성엔지니어링이 검수를 제대로 하지 않은 것으로 경찰은 확인했다.

경찰은 SMP·삼성엔지니어링·다우테크의 사무실 5곳을 압수수색해 자료를 확인한 결과, 볼트에 대한 시험성적서가 없었고 검수도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삼성엔지니어링의 자재검수팀이 ‘볼트 등 부품 검수에 대한 내부 지침을 받지 못했다’고 진술했다고 설명했다.

삼성엔지니어링 측은 “볼트가 다우테크의 실용신안이라 기술유출 방지 차원에서 다우테크 측이 검수를 거부했다”고 진술했으나 다우테크 측은 “삼성엔지니어링 측이 요구하지 않았다”고 대응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 당일 현장 대처도 미진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SMP는 사고 전날인 지난달 26일 물탱크의 4곳에서 누수가 확인됐다는 보고를 받고 27일 사고가 나기 약 5시간 전 팀장급 회의를 열었지만, 누수 보완을 위한 구체적 지시를 내리지 않았다.

또 사고를 대비한 경고 방송, 안전요원 배치, 위험 표지판 설치 등 안전조치가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삼성엔지니어링과 다우테크 관계자 20명을 상대로 추가 조사를 벌이고 있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감식 결과가 나오면 형사 입건 대상자를 가릴 방침이다.

지난 26일 오후 5시 31분께 울산시 남구 삼성정밀화학 부지 내 폴리실리콘 생산공장 신축 현장에서는 물탱크가 터지면서 넘어져 3명이 숨지고 12명이 부상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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