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CJ그룹 해외 비밀 삼각거래’ 실체 확인

檢 ‘CJ그룹 해외 비밀 삼각거래’ 실체 확인

입력 2013-06-04 00:00
수정 2013-06-04 0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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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지주회사가 일본 빌딩 주인…이재현 회장이 차명 소유 日법인장 → 버진아일랜드 서류회사 → CJ글로벌홀딩스로 교체

CJ그룹의 비자금 및 탈세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CJ 측의 홍콩 지주회사인 CJ글로벌홀딩스가 비자금을 활용한 해외 부동산 거래에 깊숙이 관여한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확인됐다.

4일 사정당국 등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윤대진 부장검사)는 CJ그룹의 일본법인장을 지낸 배모씨가 운영해 온 것으로 알려진 부동산 관리회사 ‘팬 재팬’의 실제 주인이 CJ글로벌홀딩스라는 사실을 최근 확인했다.

팬 재팬은 지난 2007년 1월 신한은행 도쿄지점에서 240억원을 대출받은 뒤 아카사카 지역에 있는 시가 21억엔(약 234억원) 짜리 빌딩을 매입했다. 당시 팬 재팬은 CJ그룹의 일본법인이 소유한 CJ재팬 빌딩을 담보로 거액의 대출을 받아 이 빌딩을 사들였다.

그러나 팬 재팬의 최대 주주는 당시 CJ그룹의 일본법인장인 배모씨였으나 CJ그룹과는 연관이 없어서 대출 과정을 놓고 의문이 일었다.

검찰 수사 과정에서 팬 재팬이 일본 빌딩을 사들인 이후 얼마 지나지 않아 이 회사의 최대 주주가 배씨에서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에 본사를 둔 페이퍼컴퍼니인 S인베스트먼트로 바뀐 사실이 확인됐다.

또 S사의 최대 주주는 홍콩에 설립된 CJ그룹의 해외 사료사업 지주회사인 CJ글로벌홀딩스로 드러났다. 결국 CJ글로벌홀딩스가 버진아일랜드의 페이퍼컴퍼니를 통해 일본의 빌딩을 차명으로 소유한 것이 밝혀진 것이다.

홀딩스의 대표는 이재현 회장의 국내외 비자금 관리 총책으로 의심받고 있는 신모 부사장이다. 그는 2004∼2007년 CJ그룹 재무팀에서 근무해 이 회장의 비자금 운용 및 차명재산 규모 등을 소상히 알고 있는 핵심 측근으로 손꼽힌다.

일본 빌딩의 초기 매입을 주도한 배씨는 2002∼2011년 일본법인장을 지냈으며 이 회장의 ‘대리인’으로서 가짜 주인 행세를 했다고 검찰은 보고 있다.

이에 따라 검찰은 ‘수상한 일본 빌딩 거래’ 과정에서 CJ그룹이 깊숙이 개입했으며 이 회장이 거래 내역을 지시하고 보고를 받은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또 검찰은 팬 재팬이 은행에서 빌린 240억원 중 25억원을 분할 납부해 갚은 것과 관련, CJ그룹 측이 해외 비자금을 쪼개서 대출금을 변제하는 방식을 쓴 것으로 보고 자금의 원천과 흐름을 추적 중이다. 팬 재팬 측은 대출을 받을 당시 약 20년에 걸쳐 분납키로 장기 계약을 맺은 것으로 전해졌다.

비자금을 운용할 때 합법적 외형을 가장하기 위한 소액 분할 입금, 제3자나 법인을 통한 입금은 흔히 사용되는 수법이다. 또 특정 업체를 전면에 내세워 금융·부동산 거래를 하면서 그 업체를 1인 주주나 지배 주주 형태로 관리하는 방법도 자주 쓰인다.

검찰은 CJ글로벌홀딩스를 중심으로 해외 여타 지역에서도 부동산 투자 등의 형태로 비자금을 운용·세탁한 사례가 있는지 확인할 방침이다. 아울러 출석 요구에 불응한 배씨에게 재소환을 통보했으며 조만간 신 부사장도 소환 조사키로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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