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행 도중 멈춤, 정차구간 이탈 등 불안한 모습 반복
800억원짜리 애물단지로 전락한 인천 월미은하레일은 역시나 결함 투성이였다.30일 열린 기자단 시승식에서 은하레일은 운행 도중 멈추고 정해진 구간을 벗어나 정차하는 등 지금까지 지적돼 온 문제점을 여실히 드러냈다.
인천시와 인천교통공사의 관계자, 취재진 등이 이날 2량짜리 차량 2대에 나눠 타고 레일 전 구간 6.1km를 약 33분간 돌았다.
1대는 월미공원∼인천은하∼월미공원∼월미문화의거리∼월미박물관∼월미공원역 순서로, 나머지 차량은 반대 노선으로 같은 레일을 순회했다.
전자가 스타트를 끊은 월미공원∼인천은하역 구간은 전체 레일 중 유일한 복선 구간이다. 1.2km 길이의 이 구간은 비교적 승차감이 안정적인 편이었다.
이후 단선인 나머지 구간에서는 흔들림과 소음 등 불안한 상태가 지속됐다.
차량이 지나가는 레일은 육안으로도 쉽게 알아볼 수 있을 정도로 삐뚤빼뚤하게 놓여 있었다.
정갈하지 못한 레일을 지나가는 차량은 속도를 내지도 못하고 위험한 주행을 이어갔다.
곡선 구간 대부분에서는 속도가 시속 5km 이하로 떨어졌다.
교통공사는 차량 속도가 시속 5∼25km 수준이라고 설명했지만 속도 계기판에서 시속 20km를 넘어서는 때는 거의 없었다.
문제점으로 여러 차례 제기돼 온 정차 구간 이탈도 어김없이 발생했다.
인천은하역과 월미문화의거리역에서는 제대로 정차했지만 월미박물관역을 앞두고 기준 구간에 70cm가량 못 미쳐 정차했다.
관제실의 자동 시스템이 이 사실을 인지하고 1분 뒤 이 차량을 정차구간 안으로 옮겼다.
교통공사에 따르면 은하레일 시운전에서 정차구간 이탈은 25%의 확률로 발생하고 있다. 이 확률이 10% 이하가 돼야 기준치 이내라고 할 수 있다.
반대 노선으로 시운행한 또 다른 차량에서는 정차구간 이탈 뿐만 아니라 운행 도중 멈춤 사고도 발생했다.
이 차량은 월미공원역에서 인천은하역 방면으로 50m쯤 떨어진 지점에서 1∼2분간 멈춰섰다.
교통공사는 수동 모드로 전환해 차량이 다시 움직이게 한 뒤 자동 모드로 바꿔 운행했다.
지난 주 송영길 인천시장이 은하레일에 처음으로 시승했을 때도 차량이 운행 도중 멈춘 적이 있다.
이 차량은 인천은하역에 진입하는 과정에서도 지정 구간을 30cm 벗어나 정차했다. 수동으로 차량을 뒤로 몰아 정차 구간에 다다른 뒤에야 출입문을 열 수 있었다.
은하레일 시공사는 2010년 4월 시운행 도중 첫 사고가 발생한 이후 작년 6월까지 보강 작업을 벌였다.
안내륜 바퀴의 재질을 우레탄에서 고무로 바꾸고 안내륜 축을 더 굵은 것으로 교체해 안전성을 높이는 작업이었다.
교통공사 이중호 기술본부장은 “시공사에서 보강 작업을 완료한 상황인데 확인 검증을 해보니 추가 작업이 필요한 부분이 많이 보인다”며 “대폭 보강돼야 정상 운행이 가능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교통공사는 작년 5월부터 은하레일에 대한 안전성 검증 용역을 벌이고 있다.
내달 중순께 있을 중간 보고에서 보완점이 나오면 이를 토대로 보강 작업을 벌인 뒤 활용 방안을 정할 방침이다.
853억원을 들인 은하레일은 국내 최초의 도심 관광용 모노레일로 관심이 쏠렸고 애초 인천세계도시축전에 맞춰 2009년 7월 개통 예정이었다. 그러나 이상이 자주 발견되면서 애물단지가 됐고, 시는 앞으로 어떻게 활용해야 할지 갈피도 못 잡고 있는 상황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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