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댓글 지시여부 집중 추궁
국가정보원의 대선·정치 개입 의혹 등을 수사 중인 검찰이 29일 원세훈(62) 전 국정원장을 전격 소환했다. 야권은 이와 관련, 원 전 원장을 구속해 정치공작 지시 의혹을 철저히 규명할 것을 촉구하고 나서 수사 결과가 주목된다.원세훈 전 국정원장
검찰은 원 전 원장을 상대로 국정원 직원들에게 인터넷 댓글 작업을 지시하고 보고받았는지, 민주통합당이 공개한 ‘원장님 지시·강조 말씀’ 문건의 작성 의도 등을 집중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원 전 원장에 대한 신문은 ‘국정원 댓글녀’ 수사 지휘 검사 등 검사 2명이 맡았다.
원 전 원장은 검찰에서 “대북심리전을 위한 정상적인 활동”이라며 선거 개입 등을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원 전 원장의 조기 소환 배경에 대해 “경찰이 수사한 지 오래됐고 국민적 관심도 많아 (이번에) 소환했다”면서 “수사 방향 등을 가늠키 위해 지금이 가장 적절한 소환 시기라고 판단, 지난 26일 소환을 통보했다”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 몇 번 더 부를 가능성이 있다”며 추가 소환 가능성을 내비쳤다.
검찰은 지난 25일 민모 전 심리정보국장에 이어 27일에는 이종명 전 3차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10시간 넘게 조사했다. 검찰은 이 전 차장에게 심리정보국 직원들이 조직적으로 선거에 개입했는지 등을 추궁했지만 이 전 차장은 관련 의혹을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원 전 원장은 지난해 대선을 앞두고 국정원 차원의 조직적인 선거 개입 의혹 등이 제기돼 민주통합당 등으로부터 국가정보원법 위반(정치관여 금지)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고발됐다. 검찰은 국정원 측과 압수수색 범위, 대상 등을 조율하고 있고 국정원 측이 협조적이어서 조만간 관련 자료를 확보할 전망이다. 검찰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의 공소시효가 오는 6월 19일 만료됨에 따라 원 전 원장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2013-04-30 1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