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산서 고교생 투신자살’학교폭력’ 유서

경산서 고교생 투신자살’학교폭력’ 유서

입력 2013-03-12 00:00
수정 2013-03-12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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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폭력에 시달린 학생이 목숨을 끊는 비극이 또 되풀이 됐다.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요란하게 각종 대책을 내놨지만 생색내기에 그친 꼴이었다. 학교폭력과 성적비관 등의 엉어리를 풀어낼 방법이 없는 학생들은 극단적인 선택에 내몰릴 뿐이다.
학교 폭력에 시달리다 지난 11일 오후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경북 경산의 고교신입생 최모(15)군의 유서. 경북경찰청 제공
학교 폭력에 시달리다 지난 11일 오후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경북 경산의 고교신입생 최모(15)군의 유서. 경북경찰청 제공


 12일 경북 경산경찰서에 따르면 11일 오후 7시 40분쯤 경산시 정평동 H아파트 현관 지붕 위에서 청도 J고교 1학년 최모(15) 군이 숨져 있는 것을 경비원 최모(70)씨가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최군은 지난 2월 경산 J중학교를 졸업한 뒤 이달 초 청도 고교에 진학했다. 최군은 2011년부터 지금까지 친구 5명으로부터 폭행 및 갈취 등 괴롭힘을 당했다는 내용이 포함된 노트 2장 분량의 유서를 남겼다.

 최군의 유서에는 “학교에서 돈을 빼앗긴 적이 있다. 친구에게 언어폭력을 당한 적도 있다. 학교에는 CC(폐쇄회로)TV가 없는 폭력 사각지대가 있다”는 내용을 남겼다. 또 최군을 괴롭혔다고 지목한 친구 다섯 명의 명단이 적혀 있었다. 특히 최군은 그 가운데 ‘(내)집에서 반년 동안 함께 살았던 김모군이 앞장서 괴롭혔다’고 적어 놨다. 김군은 현재 대구에 있는 K모정보과학고교에 재학 중이며, 부모의 이혼으로 2011년 겨울부터 5개월 정도 최군 집에서 함께 생활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최군의 정확한 사인 등을 규명하기 위해 이날 오후 경북대 법의학교실에서 부검을 실시했다.

 경찰 관계자는 “최군의 유서 내용으로 볼 때 학교폭력 피해를 비관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추정되는 만큼 유서 내용을 토대로 관련자를 수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경산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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