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야시간 서울 일부 유흥가 ‘택시 품귀’ 현상

심야시간 서울 일부 유흥가 ‘택시 품귀’ 현상

입력 2013-02-21 00:00
수정 2013-02-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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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역·종로 일대 ‘택시잡기 전쟁’…버스정류장 북적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 등 택시 4단체가 20일 대중교통 수단 인정을 요구하며 24시간 운행 중단에 들어가면서 심야시간 서울시내 일부 유흥가를 중심으로 시민들이 택시 이용에 불편을 겪었다.

그러나 이날 출근시간대와 마찬가지로 ‘택시 운행 중단’으로 인한 퇴근길 대란은 발생하지 않았다.

서울시 관계자는 “20일 오후 11시 기준으로 평소 운행 대수의 80% 수준을 회복했다”고 21일 밝혔다. 퇴근 시간인 20일 오후 6시 현재 운행률이 58.9%였던 것과 비교하면 많은 택시가 운행에 복귀한 것이다.

그럼에도 밤늦게 귀가하려는 시민의 택시 수요가 늘어나면서 심야 유동인구가 많은 일부 유흥가를 중심으로 택시를 잡기 위한 경쟁이 벌어졌다.

강남역 인근에서는 도로 중간까지 나와 택시를 기다리거나 택시 한 대에 여러 명이 몰려들어 합승을 제안하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이소영(22·여)씨는 “원래 택시가 잘 잡히는 곳인데 오늘은 10분이 넘도록 빈 택시가 안 보인다”며 “버스 파업 때처럼 금방 택시가 다니겠지 했는데 정말 택시가 없다”고 불만을 터트렸다.

버스정류장에는 수십 명의 시민이 몰려 북적거렸다.

신논현역 버스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던 김경훈(23)씨는 “아무래도 오늘은 택시를 타기 어려울 것 같아서 술자리를 일찍 끝냈다”며 “신설동 집으로 가기 위해 버스노선을 찾아보고 나왔다”고 말했다.

종로구 관철동 젊음의거리에서도 시민들이 추위 속에 발을 동동 구르며 택시를 애타게 기다리는 모습이었다.

시민들은 가끔 빈 택시가 나타나면 서둘러 뛰어갔지만 택시기사는 행선지를 물으며 승객을 골라태웠다.

기자가 지켜본 1시간 동안 탑승에 성공한 승객은 2명뿐이었다. 이들 중 1명은 장안동까지 가는데 웃돈 1만원을 줬다.

임국태(36)씨는 “택시 운행이 중단됐다고 해서 술자리를 일찍 파하고 나왔는데도 20분째 택시를 잡지 못했다”며 “더 늦으면 아예 못 탈것 같아 걱정인데 택시가 올 생각을 안 한다”고 전했다.

지인 둘과 함께 택시를 찾던 조모(55)씨는 “택시들이 이렇게 승차를 거부하는데 대중교통으로 인정하는 게 말이 되느냐”며 “택시에 지원할 돈을 차라리 대중교통에 더 투자하면 좋겠다”고 불평했다.

반면 퇴근시간대 ‘택시 품귀’ 현상이 벌어졌던 서울역 일대 택시 승강장에는 시간이 갈수록 택시가 많아져 빈 택시가 승객을 기다리는 등 택시 운행 중단의 여파를 사라졌다.

택시 승강장에서 승객을 안내하는 코레일 직원은 “오후 8시께부터 택시들이 많아지면서 대부분 손님들이 기다리지 않고 바로 택시를 타고 있다”고 말했다.

근처에 잠시 정차해있던 법인택시 기사 이모(47)씨도 “오늘 여의도에서 열린 비상 총회엔 회사에서 지정한 몇 명만 대표로 나간 것으로 안다”며 “야간 근무조들은 대부분 낮에 쉬다가 평소처럼 출근했다”고 말했다.

법인택시 기사 정모(45)씨는 “파업의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집에 고등학생 자녀가 둘이라 돈을 벌기 위해 어쩔수 없이 나왔다”며 “정부가 택시기사들도 기본적인 생활이 가능하도록 제도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밤늦게까지 대중교통에 승객이 몰릴 가능성에 대비해 이날도 버스와 지하철을 1시간씩 연장운행했다.

인천시는 오후 6시께 택시 운행률이 평소와 비슷한 수준을 회복하자 출근 시간에 2차례 늘려 운행한 지하철과 예비버스 130대를 철수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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