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쪽방촌 도우미’ 알고보니 빈곤층 등친 사기단

‘쪽방촌 도우미’ 알고보니 빈곤층 등친 사기단

입력 2013-02-18 00:00
수정 2013-02-18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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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양동안경찰, 2명 구속 4명 불구속

도심 쪽방촌에 도시락 배달 자원봉사를 하며 환심을 산 뒤 주민들 명의로 대출사기 행각을 벌인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검거된 일당 6명 중 2명은 쪽방촌 봉사단체 회원으로 활동하며 지상파 방송과 지역민방 프로그램에 소개돼 인터뷰까지 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모(35)씨 등 2명은 지난 2011년 4월부터 서울 영등포구 당산동, 마포구 신정동, 남양주 등지 쪽방촌에 사는 홀몸 노인이나 가족과 연락이 끊겨 혼자 지내는 빈곤층을 상대로 매주 1∼2차례 무료로 도시락 배달 자원봉사를 했다.

쪽방촌 사람들의 빚을 갚아주고 신용을 회복시켜주며 친분을 쌓았다.

그런 다음 이들에게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도와주겠다고 속여 주민등록 등·초본, 인감증명서 등의 개인정보를 넘겨 받았다.

신용불량자 강모(43·여)씨는 2011년 4월 이씨 일당이 빚 600여만원을 갚아주고 신용을 회복시켜주자 개인정보를 넘겼다.

이씨 일당은 강씨로부터 넘겨받은 개인정보로 대출받은 전세자금 5천만원과 자동차를 산 뒤 대포차로 처분해 2천여만원을 챙겼다.

강씨처럼 이씨 일당에게 당한 쪽방촌 주민은 지금까지 11명으로, 피해금액만 11억∼12억여원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씨 일당은 피해자들 명의로 ‘전세자금 대출’과 ‘자동차담보대출’ 명목으로 금융기관으로부터 3억7천여만원을 대출받아 가로챘다.

또 담보대출에 이용된 차량을 대포차로 둔갑시켜 제3자에게 매각, 개인정보를 넘겨준 빈곤층 사람들의 피해를 가중시켰다.

개인정보를 넘겨받은 빈곤층 사람들을 ‘바지사장’으로 내세워 안양 평촌 일대 유흥주점을 운영하며 ‘카드깡’을 일삼아 세금 5억3천만원을 탈루하기도 했다.

이렇게 챙긴 돈은 용돈 형식으로 피해자들에게 일부 건네기도 했으나 주로 유흥비나 생활비로 쓴 것으로 조사됐다.

이씨 등 2명은 쪽방촌 봉사단체 회원으로 2011년 4월과 2012년 2월 지상파 방송과 지역민방 프로그램에 ‘쪽방촌 도우미’로 소개돼 인터뷰까지 했다.

경기 안양동안경찰서는 18일 쪽방촌 주민 상대로 사기행각을 벌여 10여억원을 챙긴 혐의(사기 등)로 주범 이씨 등 2명을 구속하고, 4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은 이들을 상대로 여죄를 캐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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