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종 후 못 찾는 사례 지난해 배증…”장기 대책 필요”
‘안양 초등학생 살해사건’ 5주기를 맞아 실종 아동에 대한 장기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연평균 26명의 아이들이 가족 품으로 돌아오지 못하는 데다 최근 들어 장기 실종 아동 수도 큰 폭으로 늘어나고 있어 체계적인 대책이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실종 아동 1만1천명…47명 ‘오리무중’= 24일 경찰에 따르면 지난해 경찰에 실종 신고된 14세 미만 아동은 1만1천425명으로 하루 31.3명꼴이다.
연도별로 보면 2008년에는 9천485명, 2009년 9천257명, 2010년 1만872명으로 점차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경찰 신고 이후에도 여전히 행방을 알 수 없는 아이들은 지난 4년간 103명에 이른다. 2008년 15명, 2009년 17명, 2010년 24명, 2011년 47명으로 매년 25.8명의 아이들이 ‘장기 미발견’ 상태로 남아있다. 특히 지난해 장기 실종 아동의 숫자는 전년도보다 배 가까이 늘었다.
실종 후 아이를 찾는 데 걸리는 시간은 평균 35시간. 실종 후 48시간이 지나면 발견율이 급격히 떨어지기 때문에 장기화할 수밖에 없다.
경찰 관계자는 “요즘에는 놀이공원, 시설 등에서 아이를 잃어버렸다고 못 찾는 경우는 드물다”며 “미발견 아이들은 경찰에 발견되더라도 부모가 확인되지 않아 보호시설로 보내졌거나 범죄에 노출됐을 개연성이 크다고 볼 수 있다”고 전했다.
◇실종 장기화, 범죄 노출 개연성…”전담인력 늘려야” = 혜진·예슬양 사건 이후 정부는 아동 성폭행범 형량 강화 등 처벌 대책을 쏟아냈지만, 무엇보다 아이를 가족 품에서 보호하고 실종된 아이의 생명이 해를 입기 전에 찾아내는 게 중요하다.
이를 위해 경찰은 올해 휴대전화 위치추적제와 지문·사전등록제를 도입, 부모가 원하면 아이의 지문·사진 등 인적사항을 경찰 전산망을 등록해 실종 시 이를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전국미아·실종 가족찾기 시민모임 나주봉 회장은 “전국에 실종전담팀이 있다고 하지만 초기에만 반짝할 뿐 사건이 장기화하면 거의 손을 놓아 버린다”며 “대상에 따라 14세 미만 아동, 성인 실종·가출, 장애인·치매환자 등 전문가로 구성된 전담팀을 만들고 과학적·체계적 수사기법이 도입돼야 한다”고 주문했다.
2007년 12월24일 크리스마스 선물을 사겠다며 나간 혜진·예슬양은 이듬해 3월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됐다.
혜진양 가족들은 24일 오전 안양 시립 청계공원에 모여 추모제를 할 계획이다.
혜진양의 아버지 이근식(50)씨는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시간이 흘렀다고 어떻게 잊고 살 수 있겠느냐”며 “아무도 아이들을 기억해주지 않고 아동 성폭행과 실종사건이 지금도 끊이지 않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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