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식 중단에 학생 불편…“빵만 먹으니 배고파”

급식 중단에 학생 불편…“빵만 먹으니 배고파”

입력 2012-11-09 00:00
수정 2012-11-09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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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비정규직 파업으로 광주에서도 일부 급식이 중단돼 학생들이 불편을 겪었다.

312개 유치원, 초·중·고교 가운데 105개교가 급식을 중단한 가운데 학교 측에서는 빵과 음료를 지급하고 수업시간을 단축해 혼란을 줄였다.

9일 낮 광주 화정중학교 교실에는 오랜만에 도시락이 등장했다. 하루동안 급식이 중단된다는 안내에도 도시락을 준비한 학생들은 10명에 1명꼴에 지나지 않았다.

서너명씩 책상에 둘러앉아 도시락을 나눠먹었으며 다른 학생들은 학교에서 준 빵과 음료를 먹었다.

3학년 박모(15)군은 “갑자기 도시락을 싸올 수 없어서 빵만 먹었더니 배고프다”며 “불편하고 무슨 사정인지 이해도 되지 않는다”고 불평했다.

학교 측은 평소와 달리 학교 밖에서 점심을 먹는 것을 허락했으며 교시마다 5분씩 단축해 평소보다 1시간 이른 오후 3시 20분에 하교하도록 했다.

문용호 교장은 “광주는 교육감 직접 고용, 무기계약직 채용 요구도 수락했는데 전국적인 파업 상황이라고 해서 급식을 담보로 동참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경고성 파업이라면 현명하게 시간제 또는 주말 파업을 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광주 빛고을 초등학교 앞에서는 학부모들이 점심시간에 맞춰 도시락이나 분식점에서 산 김밥을 자녀에게 전해주고 돌아갔다.

직장 점심시간에 짬을 내 자녀를 찾거나 아예 휴가를 낸 부모도 있었다.

이 학교에서는 1~2학년은 4교시 후 귀가시키고 3~4학년은 오후 1시 30분 5교시를 마치고 점심식사 없이 하교하도록 했다.

5~6학년은 도시락을 싸오도록 했으며 전학년 저소득층 자녀 65명에게는 학교 인근 업체에 도시락을 주문해 찾아가도록 했다. 학교에서 직접 나눠주면 학생들이 상처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학생들은 친구와 도시락을 나누며 즐거워하기도 했지만 급식 중단에는 불편을 호소했다.

6학년 김모 군은 “편의점에서 김밥을 사와서 먹었다”며 “불고기, 볶음밥 등 다른 친구들이 준비한 도시락을 나눠 먹으니 분위기는 좋았지만 반복되면 좋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2·4학년 학부모 박모(35·여)씨는 “어른들 일에 아이들이 피해를 보는 것 같다”며 “권리를 주장하는 일도 중요하지만 아이들 급식에는 지장이 없도록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노조 측은 강경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광주지역 학교 비정규직 연대회의 김강민 조직부장은 “대화로 해결되면 좋겠지만 안되니까 파업을 하는 것”이라며 “비정규직이 없으면 이런 어려움이 있다는 것을 느끼고 문제의 본질을 인식하는 계기로 삼았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김 조직부장은 “학교 비정규직의 월급이 100만원도 되지 않는 현실과 우리의 요구를 지속적으로 알릴 것”이라며 “중앙의 판단에 달렸지만 논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2, 3차 파업으로 갈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고 전망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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