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훈, 싸이 ‘공연표절 친고죄’로 고소하면…

김장훈, 싸이 ‘공연표절 친고죄’로 고소하면…

입력 2012-10-10 00:00
수정 2012-10-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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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절 사각지대’ 무대 공연 저작권법·판례도 애매모호

최근 불거진 가수 김장훈(46)과 싸이(35·박재상) 사이의 갈등 원인은 ‘공연 표절’이다. 모든 예술에서 표절과 모티브(동기)의 경계는 모호하지만 공연 표절은 특히 더하다. 연극, 뮤지컬, 콘서트 모두 같거나 비슷한 테마를 무대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풀어내야 하는 일이 잦아 유사성이 많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문화계에서 “공연예술은 표절의 사각지대”라고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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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은 더 애매하다. 홍성운 문화체육관광부 문화콘텐츠사업 사무관은 “표절에 대해 저작권법에 명시된 내용은 따로 없다.”면서 “표절이 저작권 침해까지 이르렀더라도 저작권법을 적용하기 애매한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과거엔 공연윤리위원회 내에 표절심사위원회를 구성해 베끼기 문제를 다뤘다. 하지만 1999년 위원회가 영상물등급위원회로 통폐합되면서 표절 판정은 법원 몫이 됐다. 게다가 표절은 피해자(원작자)가 고소해야 죄가 성립되는 친고죄다. 논란이 거세도 정부기관이나 한국저작권위원회 등이 개입할 여지는 없다는 이야기다.

일단 원작자가 소송을 제기하면 한국저작권위원회가 전문 감정기구를 통해 표절 여부를 판단한다. 김우정 한국저작권위원회 감정포렌식팀 선임은 “표절은 ‘어떤 것을 기준으로 베꼈다.’는 개념이며 인정되더라도 저작권 침해로 이어지지 않을 때도 있다.”면서 “저작권은 ‘표현’을 보호할 뿐 ‘아이디어’까지 보호하는 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한국저작권협의회에서는 한 해 40~50건의 저작권 관련 감정을 의뢰받는다.

공연표절 여부를 판단한 국내 판례는 아직 없다. 2007년 올림픽공원 펜싱경기장에서 콘서트를 연 컨츄리꼬꼬가 전날 공연한 이승환의 무대세트를 그대로 써 표절 문제로 맞소송을 한 적이 있다. 하지만 서울중앙지법은 저작권 침해문제를 기각하고 명예훼손 부분만 인정했다. 김 선임은 “당시 표절문제로 이슈화되긴 했지만 저작권 침해 부분은 따로 판단하지 않고 명예훼손 벌금으로 끝났다.”고 말했다.

싸이의 공연이 표절인지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 역시 엇갈린다. 이동연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는 “싸이 콘서트는 김장훈 공연과 비슷한 부분이 많다.”면서 “무대장치·음향·조명·특수효과·의상공연 등의 노하우에 대해 김장훈이 원천 저작권을 주장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반면 강태규 대중문화평론가는 “아무리 뛰어난 연출도 콘텐츠(노래)가 힘이 없으면 공연이 빛을 발할 수 없다.”면서 “다른 공연에서 모티브를 얻어 콘서트를 응용 발전시키는 자체도 존중해야 하는데 자칫 이런 자유가 경색되면 예술인 입에 재갈을 물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손정달 한국문예학술저작권협회 사무국장은 “헌법에 있는 표현의 자유가 우선이냐, 저작권 보호가 우선이냐에 대한 가치판단과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때”라면서 “문화종사자들이 자기성찰의 기회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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