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검찰 송치과정 뒷문으로 고씨 빼내
경찰이 나주 초등학생 성폭행범 고모(23)씨를 검찰에 송치하는 과정에서 질타를 받았다.광주 서부경찰서 유치장에서 광주지검으로 이송하는 과정에서 경찰이 취재진을 따돌리기 위해 뒷문을 이용해 몰래 고씨를 빼내는 바람에 과잉보호(?)라는 비난을 자초한 것이다.
5일 오전 7시께 광주 서부경찰서. 이날 오전께 고씨가 검찰로 이송된다는 소식을 접한 취재진들이 포토라인을 설정하고 한 시간여 전부터 대기하고 있었다.
검찰에 송치된 이후에는 고씨의 모습을 직접 취재할 기회가 사실상 없는 탓에 10여명의 취재진은 고씨 모습을 카메라에 담으려고 애쓰고 있었다.
경찰 측은 지난 4일 취재진에게 비공식적으로 5일 오전 8시 30분께 이송할 계획이며 고씨의 얼굴을 공개하라는 국민의 여론을 고려해 이번 이송과정에서는 모자도 벗길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날 오전 7시 40분께 경찰의 한 관계자가 상황을 설명하겠다며 취재진 앞에 섰다.
그 틈을 타 유치장에서 모자를 눌러쓴 고씨와 함께 나온 경찰은 재빨리 뒷문으로 고씨를 빼내 이송차에 올라탔고 이송차는 곧바로 출발해 버렸다.
고씨의 검찰 송치과정을 취재하기 위해 대기 중이었던 취재진을 결국 아무것도 취재할 수 없었다.
경찰 측에서 고씨가 언론에 노출되는 것을 꺼려 미리 ‘작전’을 짠 게 아니냐는 의심이 제기됐다.
취재진과 이를 지켜보던 시민의 항의를 받은 경찰은 다시 비공식적인 통로로 한 기자에게 연락해 다시 되돌아와 고씨의 모습을 공개하겠다고 전했다가 번복하는 촌극을 연출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고씨가 가족과 면회하는 과정에서 “내일 아침에 검찰로 송치되는데, 구치소로 옮길 때 일반 시민이 와서 폭행할 수도 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경찰이 이를 의식해 고씨를 과잉보호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경찰의 또다른 한 관계자는 “검찰이 서둘러 송치해달라고 요청해와 이송 시각이 빨라졌다”며 “따돌리려는 의도가 있었던 것이 아니라 이송담당 경찰과의 커뮤니케이션이 문제가 있어 발생한 일”이라고 해명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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