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성폭행 피해자 수색 헤매고 ‘태풍 탓’

경찰, 성폭행 피해자 수색 헤매고 ‘태풍 탓’

입력 2012-08-31 00:00
수정 2012-08-31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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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과 200m 거리에 있는 성폭행 피해자 5시간 30분만에 발견경찰 “태풍과 호우로 찾기 어려웠다”

집과 지척인 곳에 있는 초등학생 성폭행 피해자를 5시간 30분 만에 찾은 경찰은 태풍을 탓했다.

초등학생이 이불에 싸여 납치돼 성폭행당한 엽기적 사건을 예방은커녕 사후조치도 제대로 하지 못한 경찰은 오히려 “태풍을 뚫고 최선을 다했다”고 목소리를 높여 어이없게 만들었다.

성폭행 피해자 A(7)양이 실종신고된 시각은 30일 오전 7시 30분이었다.

부모는 이날 오전 7시께 A양이 집에 없는 사실을 확인하고 30분간 주변을 찾다가 경찰에 신고했다.

A양의 어머니는 거실에서 자던 A양이 안 보이는 것을 4시간 전에 알았으나 “아버지와 방에서 자겠거니하고 더 확인하지 않았다”고 경찰에서 진술했다. 이때까지 4시간 30분이 허비됐다.

신고를 받은 나주경찰서는 강력팀·과학수사대 형사와 전경 등 50여명을 현장에 배치하고 순천에서 전경 2개 중대를 추가로 지원받았다.

200여명은 주변을 탐문하고 나주시 삼영동 A양의 집으로부터 천변 일대를 거슬러 수색했지만 A양을 찾지 못했다.

그러나 A양은 오후 1시께 집에서 불과 200m 떨어진 지점(직선거리로 100여m)에서 전경대원에 의해 발견됐다.

경찰이 주변을 헤매는 사이 A양은 지나가는 사람이라면 다 볼 수 있는 천변 인도에서 발가벗겨진 채 이불을 덮고 자고 있었다.

이곳에서 100m(집으로부터 300m) 떨어진 다리 밑에서는 A양의 원피스와 속옷도 놓여 있었다.

어머니가 딸이 거실에 없는 것을 안 지 10시간, 경찰이 수색에 나선 지 5시간 30분만이었다.

신고나 수색이 신속했다면 A양의 성폭행을 막을 수도 있었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경찰은 신고 후 탐문과 수색에 주력했다고 항변했지만 정작 ‘등잔 밑’에 있는 A양은 찾지 못했다.

경찰은 그동안 범인이 차량으로 이동했을 것으로 판단하고 집과 먼 거리로 수색범위를 확대하기도 했다.

경찰의 한 관계자는 “태풍의 영향으로 비가 많이 와 어려움이 있었다”며 “결과적으로 더 일찍 찾았다면 좋겠지만 경찰로서는 악천후에도 가능한 인력을 동원해 최선을 다했다”고 해명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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