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기환-조기문, 같은 장소에 있었던 정황 포착
4·11 총선과 관련해 공천대가로 금품을 제공한 혐의를 받는 새누리당 현영희 의원이 6일 오후 검찰에 소환돼 13시간이나 밤샘 조사를 받은 뒤 귀가했다.검찰은 공천헌금 전달자로 지목된 조기문 전 새누리당 부산시당 홍보위원장과 최종 수혜자로 꼽히는 새누리당 현기환 전 의원이 같은 시기와 장소에 있었던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져 수사가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부산지검 공안부(이태승 부장검사)는 6일 오후 3시55분쯤 피고발인 신분으로 출석한 현 의원을 본인 동의하에 자정을 넘긴 7일 오전 5시40분까지 무려 13시간가량 강도 높게 조사했다.
현 의원의 기록검토에만 2시간 30분이 걸렸다.
검찰은 현 의원이 총선이 임박한 지난 3월15일 조기문씨를 거쳐 현기환 전 의원에게 공천대가로 3억원을 제공했는지 집중 추궁했다.
이에 대해 현 의원은 “(의혹이 제기된 시점에) 거액의 뭉칫돈을 인출한 사실조차 없다”면서 혐의를 전면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굳은 표정으로 검찰청사를 나선 현 의원은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사실대로 진술했다. 진실은 곧 밝혀질 것”이라고만 말하고 서둘러 귀갓길에 올랐다.
이와 관련해 조씨도 최근 현 전 의원을 “2008년 이후 만난 적이 없다”고 밝혔고, 현 전 의원은 사건 당일 조씨와 연락도 주고받지 않았다고 한결같이 주장했다.
그러나 검찰은 휴대전화 기지국 수사를 통해 지난 3월15일 조씨와 현 전 의원이 같은 시간대에 같은 장소에 있었던 정황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을 제보한 현 의원의 전 비서 정모(37)씨는 이날 서울역 한 식당에서 현 의원의 지시에 따라 3억원이 든 쇼핑백을 조씨에게 건넸고, 식사 후 2층 커피숍에서 조씨가 현 전 의원과 연락을 주고받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서울의 경우 같은 시간에 같은 기지국에서 두 사람의 휴대전화가 발견됐다면 반경 200m 안에 있었다는 뜻이다.
검찰은 또 조씨로부터 사건 당일 서울역에서 정씨를 만났고, 돈의 성격과 규모는 다르지만 금품을 받았다는 진술을 일부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검찰은 정씨의 제보내용에 신빙성이 있다고 보고 현 의원과 이날 참고인 신분으로 함께 소환한 정씨와의 대질신문을 벌인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조만간 조씨를 다시 불러 수수한 금품의 규모와 성격을 규명하고 이 금품을 현 전 의원에게 전달했는지 재확인할 방침이다.
이후 검찰은 현 의원을 재소환해 사법처리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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