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사고’ 주장 되풀이…임석 대질 검토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산하 저축은행 비리 합동수사단(단장 최운식 부장검사)은 5일 솔로몬저축은행으로부터 금품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 새누리당 정두언(55) 의원을 소환, 피의자 신분으로 강도 높게 조사했다.솔로몬저축은행으로부터 금품을 수수한 의혹을 받고 있는 새누리당 정두언 의원이 5일 오전 ‘참고인성 피혐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서초구 서초동 대검찰청으로 들어서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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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팀은 정 의원을 상대로 2007년 초 알게 된 임석(50·구속기소) 솔로몬저축은행 회장으로부터 그해 하반기에서 이듬해 사이에 1억원 안팎을 받았는지와 돈의 대가성을 집중 추궁했다.
수사팀은 임 회장이 정 의원에게 건넨 돈이 솔로몬저축은행에 각종 편의를 봐달라는 취지의 보험금 성격인 것으로 보고 있지만 구체적인 청탁이 있었는지도 캐물었다.
그러나 정 의원은 ‘임 회장으로부터 돈을 받았지만 국무총리실 후배인 이모 실장을 통해 바로 되돌려줬다’며 ‘배달사고’라는 기존 주장을 되풀이한 것으로 전해졌다.
수사팀은 임 회장이 돈을 건넸다는 진술과 정황 증거, 제3자 진술 등을 제시하며 정 의원을 압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팀 관계자는 “(정 의원이) 조사에는 성실히 응하고 있지만 우리가 생각했던 것과 다른 답변을 하고 있다. 해명을 듣자고 소환한 건 아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합수단은 정 의원이 임 회장으로부터 돈을 받았다는 2007년 하반기 식사자리에 함께했던 총리실 이 실장과 또 다른 총리실 직원 한 명을 지난 2, 3일 각각 불러 조사한 바 있다.
검찰은 또 이상득 전 의원이 2008년 초 임 회장으로부터 돈을 받을 당시 정 의원이 동석했는지 추궁했지만, 정 의원은 사실무근이라며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팀은 정 의원이 임 회장을 이 전 의원에게 소개한 배경도 조사했다.
이에 대해 정 의원은 ‘단순한 소개였을 뿐’이라는 취지의 해명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합수단은 임 회장이 ‘선거(대선)에 도움을 주기 위해 (이 전 의원에게) 돈을 건넸다’고 진술한 점을 감안할 때 정 의원이 이 전 의원과 임 회장 사이에서 모종의 역할을 한 것으로 보고 당시 정황을 세밀하게 캐물었다.
수사팀은 필요하면 정 의원과 임 회장을 대질 조사할 계획이다.
아울러 수사팀은 정 의원이 김학인(49) 한국방송예술진흥원 이사장으로부터 금품로비를 받았다는 의혹도 조사했다.
합수단은 이날 밤늦게까지 정 의원을 조사하고 일단 돌려보낸 뒤 구속영장 청구를 포함한 사법처리 수위를 결정할 방침이다.
검찰은 정 의원 조사를 마치는대로 이르면 6일 이 전 의원에 대해 정치자금법 위반 및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로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의원 사법처리와 관련, 수사 관계자는 “바위가 나왔다”며 수사의 어려움을 우회적으로 표현하면서도 “바위라고 뚫으면 안 뚫리겠느냐”고 말해 자신감을 보였다.
검찰은 이 전 의원을 추가 소환하지는 않기로 했다.
검찰은 역시 솔로몬저축은행 등으로부터 금품을 수수한 의혹을 받는 박지원(70) 민주통합당 원내대표에 대해서는 “아직 소환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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