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비리조사] 이상득, 임석과 대질신문 거부… 휴식없이 16시간 조사

[저축은행 비리조사] 이상득, 임석과 대질신문 거부… 휴식없이 16시간 조사

입력 2012-07-05 00:00
수정 2012-07-05 0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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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조사 이모저모

이상득 전 새누리당 의원은 3일 오전 10시 검찰에 출석, 4일 오전 1시 40분까지 16시간 가까이 변변한 휴식도 갖지 못한 채 강도 높은 조사를 받았다. 정권의 최고 실세의 수모다. 점심과 저녁 식사는 외부에서 배달된 국밥을 먹었다. 대통령의 형이라는 사실 때문에 필요 이상의 특별한 예우를 한다는 비판을 의식한 탓도 있지만 국민 감정도 고려, 청와대 측과 미리 조율했다는 후문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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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소환돼 4일 오전 1시 40분까지 16시간가량 조사를 받은 이상득 전 의원이 착잡한 표정으로 차에 올라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을 빠져나가고 있다. 정연호기자 tpgod@seoul.co.kr
3일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소환돼 4일 오전 1시 40분까지 16시간가량 조사를 받은 이상득 전 의원이 착잡한 표정으로 차에 올라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을 빠져나가고 있다.
정연호기자 tpgod@seoul.co.kr
이 전 의원은 조사에 동행한 서창희 변호사와 1시간 정도 검찰이 작성한 신문 조서를 검토한 시간을 빼면, 15시간 동안 줄곧 조사를 받았다. 귀갓길에 기자들과 만난 이 전 의원은 ‘금품 수수 혐의 및 대가성을 인정하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충분히 다 대답했다.”고 말했다. 장시간의 조사 탓인지 얼굴엔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다. 이어 ‘국민에게 한마디를 해 달라.’고 요구하자 “여러분 수고하십니다.”라는 말만 남긴 채 대검 청사를 떠났다.

이 전 의원이 조사를 받은 1123호는 20㎡ 남짓한 방으로, 고 노무현 전 대통령과 형 건평씨가 조사받은 1120호 특별조사실(51㎡) 규모의 절반이 채 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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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銀 외제차 ‘미니 모터쇼’  예금보험공사가 지난 2월 영업정지된 도민저축은행이 보유했던 고가의 외제차 19대 가운데 매각 결정이 난 5대를 4일 오전 서울 중구 을지로 본사 주차장에서 공개했다. 시민들이 경매에 나온 람보르기니(왼쪽·신차 가격 5억 3870만원)와 페라리(4억 5000만원)를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저축銀 외제차 ‘미니 모터쇼’
예금보험공사가 지난 2월 영업정지된 도민저축은행이 보유했던 고가의 외제차 19대 가운데 매각 결정이 난 5대를 4일 오전 서울 중구 을지로 본사 주차장에서 공개했다. 시민들이 경매에 나온 람보르기니(왼쪽·신차 가격 5억 3870만원)와 페라리(4억 5000만원)를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검사와 책상 하나를 마주하고 앉은 이 전 의원은 수사 중간중간 변호사의 조언을 듣기는 했지만, 대부분 질문에 직접 답변했다. 답변 내용도 미리 준비한 듯 주장에 막힘이 없었다는 게 검찰의 전언이다.

하지만 검사가 김찬경 미래저축은행 회장과 임석 솔로몬저축은행 회장이 2억원과 3억원을 전달한 구체적인 정황과 코오롱에서 건너간 자문료 1억 5000만원의 증거를 차례대로 들이대자 이 전 의원은 일부 금품수수 사실을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면서도 “대가성은 없다.”는 주장을 끝까지 굽히지 않았다. 그러자 검찰은 미리 대기하고 임 회장을 불러 대질신문을 시도했다. 그러나 이 전 의원이 “(그 사람과) 대질해 봤자 서로 말이 다를 것”이라면서 거부의사를 밝히는 바람에 무산됐다.

조사는 휴식 없이 진행됐다. 이 전 의원은 조사실 한쪽에 휴식을 위해 마련한 간이침대도 쓰지 않았다. 최시중(75·구속기소) 전 방송통신위원장이 2시간의 휴식을, 국회의장 공관에서 방문조사를 받은 박희태(74) 전 국회의장이 50분 조사 뒤 10분씩 휴식을 요구한 것과도 달랐다. 점심과 저녁식사도 1만 1000원짜리 설렁탕과 육개장으로 해결했다. 일반 피의자들은 조사에 대한 긴장감 때문에 국밥으로 대충 끼니를 해결하지만, 보통 유명인사는 외부에서 준비한 도시락을 먹는 경우가 많다.

최재헌·홍인기기자 ikik@seoul.co.kr

2012-07-05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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