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 사찰서… 女주지·주부등 36명 검거
조계종 승려들의 도박 사건이 사회적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경기 안양의 한 사찰에서도 여자 주지 승려가 포함된 주부도박단이 법당에서 도박을 벌이다 경찰에 붙잡혔다.경찰은 그러나 적발된 사찰은 조계종 등 기존 종파와는 관련이 없고, 입건된 주지의 승적도 불분명하다고 밝혔다. 경기 안양만안경찰서는 17일 사찰 법당에서 도박을 한 혐의로 36명을 붙잡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이날 오전 1시 30분 안양시 안양동 소재 모 사찰에서 화투판이 벌어지고 있다는 112신고를 받고 현장을 급습, 이들을 검거했다.
도박이 이뤄진 사찰은 안양6동 인근 주택가 밀집 지역으로, 단독주택 2층에 차려진 사찰이었다.
이들은 법당 안에서 화투 20장을 이용, 1회에 1만~10만원씩 판돈을 걸고 수십회에 걸쳐 도박을 벌인 혐의를 받고 있으며, 현장에서만 2000여만원의 판돈이 발견됐다.
붙잡힌 36명 가운데 모집역할을 한 남자 5명과 주지스님인 A(59)씨를 제외한 나머지는 모두 주부들이었다. 경찰은 사찰 주지라고 밝힌 A씨의 승적을 조사한 결과, 과거 A씨가 특정 종단에 승적을 둔 적은 있었지만 현재는 해당 종단이 존재하지 않아 승적이 없으며, 도박이 이뤄진 사찰 역시 특정 종단에 등록되지 않은 사찰인 것으로 확인했다.
경찰은 A씨가 전문도박단으로부터 일정 부분 수수료를 받고 법당을 도박장소로 제공했다는 모집책의 증언에 따라 A씨와 도박단의 연관성에 대해 수사를 벌이고 있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범행 일체를 부인하고 있으며, “외출했다 돌아와 보니 신자들끼리 도박을 하고 있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사찰이고 법당이라고 하지만 실제 일반 주택을 개조한 것으로 기존 종파와는 거리가 멀다.”면서도 “법당 내에서 도박이 이뤄진 경위 등에 대해 집중 수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장충식기자 jjang@seoul.co.kr
2012-05-18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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