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교실제, 2년간 850억 ‘헛돈’

교과교실제, 2년간 850억 ‘헛돈’

입력 2012-05-18 00:00
수정 2012-05-18 0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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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수 감소 불구 무분별 교실 증설

교육과학기술부가 충분한 사전 검토 없이 ‘교과교실제’를 추진한 탓에 시행 초기 2년간 850억여원을 낭비한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은 지난해 교과부와 서울시교육청 등 8개 교육청을 대상으로 초·중·고교 시설사업 전반에 대해 점검한 ‘학교시설 확충 및 관리실태’ 결과를 17일 공개했다. 감사 결과 교과부가 2009~2014년을 사업 기간으로 진행 중인 교과교실제는 현황 파악을 제대로 하지 않아 2009~2010년 2년간만 최대 848억원의 헛돈을 날렸다. 교과교실제는 교육 전문화를 취지로 기존 교실을 과목별 전용교실로 만드는 방식으로, 1조 2000억원을 투입해 전국 4800개 학교를 대상으로 실시하는 사업이다. 감사원은 “저출산으로 학생 수가 꾸준히 감소해 2009년에만 3340개의 교실이 남아돌았는데도 구체적인 기준도 없이 사업을 추진해 학교당 평균 15억원씩 2년간 4232억원을 썼다.”고 지적했다. 2010년 경기도 내 8개 고교의 경우 남아도는 교실이 60개나 있었는데도 63개를 증축했다. 그 결과 이들 학교의 학급당 평균 학생은 15~16명으로 도내 평균(37명)의 절반에도 못 미쳤고 학생 수 감소에 따라 앞으로도 교실은 계속 남아돌게 됐다.

교과부가 대책 없이 퍼준 돈으로 학교에서는 딴짓도 했다. 서울 A고교는 교과교실제 사업비 2300여만원으로 교원휴게실을 리모델링하고 안마의자, 발마사지기 등을 샀다. 서울 B중학교는 지원금으로 교장실, 이사장실, 법인사무실 등을 꾸몄다. 감사원은 교과교실제 사업 지원 기준을 재검토하는 등 효율적 사업추진 방안을 마련할 것을 교과부 장관에게 통보했다.

교과부의 ‘물 감독’ 덕분에 일선 초·중·고교의 크고 작은 시설공사도 비리종합세트였다. 특히 전문성이 없는 학교장에게 과도하게 부여된 공사 발주권이 비리의 온상이 됐다. 경기교육청의 경우 2008년 이후 감사 시점까지 계약된 학교공사는 7만 4628건. 그중 77.1%(5만 7558건)가 학교장이 발주했고 분할수의 등 계약규정을 어긴 학교가 전체의 45%(1000개교)나 됐다. 이들이 원칙대로 경쟁입찰했다면 620억원의 예산을 아낄 수 있었다고 감사원은 지적했다.

감사원은 불법 수의계약, 리베이트 수수, 공사비 부풀리기 등의 비리로 146명을 징계 및 수사 요청했고, 2493개 업체에 대해서는 입찰참가제한 조치를 했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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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5-18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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