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토키즈 여가생활은 ‘PC방 게임’

놀토키즈 여가생활은 ‘PC방 게임’

입력 2012-03-19 00:00
수정 2012-03-19 0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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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5일제 3주차… 겉돌기 여전

초·중·고교에서 전면 주 5일 수업제가 시행된 3주째인 지난 17일 현재 전국 학교에서 진행된 토요 프로그램의 참여 학생은 전체의 18.4%인 128만 5573명에 달했다.

첫 주인 지난 3일 8.8%, 둘째 주인 10일 13.4%에 이어 빠른 속도로 늘어난 것이다.

교육과학기술부 측은 18일 “초등과 중학교에서 예체능 및 특기적성 토요 방과후 학교 프로그램을 무료로 운영하도록 지원하고 있다.”면서 “참여율은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지역사회와 연계한 토요 프로그램도 지속적으로 확충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토요 프로그램의 참여 상승세 속에 주말 학원과 함께 학교 주변 PC방이 때아닌 호황을 누리고 있다. 마땅히 시간을 보낼 곳을 찾지 못한 학생들이 비교적 저렴한 PC방을 찾고 있기 때문이다.

17일 오전 10시 서울 은평구 응암동의 한 초등학교 앞 PC방. 50여개가 넘는 좌석은 빈 곳이 없었다. 주 5일 수업제 전면 실시 이후 나타나는 풍경이다.

종업원 황모(21)씨는 “주 5일 수업을 한다고 해서 처음엔 학생 손님이 매우 줄어들 줄 알았는데 오전부터 자리가 없다.”면서 “학교 주변 학원을 오가는 학생들이 새로 온 손님의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인근 10여개 PC방도 비슷하다. 또 다른 PC방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김모(24)씨는 “토요일만 따지면 매상이 20~30% 이상 올라갔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면서 “손님이 없던 오전 시간을 (학생들이) 채워 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셧다운제 때문에 줄어든 청소년 손님 수를 부분적이나마 메꾸고 있다.”고 말했다.

적지 않은 학생들이 새롭게 주어진 시간을 활용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토요일에 학교에 가던 시간을 학원 수업으로 대체했다는 신모(11·마포초 5학년)군은 “평소에도 시간이 남으면 게임을 하면서 보냈기 때문에 친구들과 PC방에 왔다.”고 말했다. 고학년일수록 상황이 더하다.

박모(18·충암고 2학년 )군은 “유일하게 친구들과 만나서 놀 수 있는 시간이지만 생각해 보면 마땅히 갈 곳이 없다.”고 말했다.

박군은 “영화 한 편 보려고 해도 1만원 가까이 들어 좀 부담스럽다.”면서 “(PC방은) 시간당 500원이란 적은 돈으로 친구들과 같이 놀 수 있다.”고 털어놓았다.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의 장근영 박사는 “정부가 주 5일 수업제를 하는 것도 학생들의 여가를 늘려 주고자 하는 것이 목적이었지만 현실은 사교육 시간만 늘어났다.”면서 “평소 학생들이 게임만 하다 보니 한가한 시간이 주어져도 게임만 할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라고 꼬집었다.

한국청소년상담원의 배주미 박사는 “단순히 여가를 무작정 줄 것이 아니라 이 시간을 어떻게 건전하게 즐길 수 있는지도 함께 가르쳐야 한다.”고 말했다.

김진아·박건형·조희선기자

jin@seoul.co.kr

2012-03-19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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