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캠퍼스 ‘미친 밥값’에 운다

대학 캠퍼스 ‘미친 밥값’에 운다

입력 2011-09-20 00:00
수정 2011-09-20 0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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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0원짜리 학생식당 대신 5000원짜리 커피전문점이…

대학들이 최근 몇 년 사이 커피숍, 레스토랑, 패스트푸드 등 외부업체들을 잇따라 유치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학생식당과 매점 등이 외부업체들로 대체되면서 학생들은 값싸게 먹을 수 있는 식사를 할 여지가 줄어들었다고 푸념하고 있다. ‘미친 등록금’에 허덕이는 학생들은 대학 측에 “현실을 도외시한 행정”이라며 반발, 외부업체의 입점을 집단적으로 저지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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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랜차이즈 매장 등 상업시설이 속속 대학 캠퍼스를 점령하고 있다. 서울시 관악구 관악로 서울대 신양학술정보관에 입점한 자바시티 커피숍.  이종원 선임기자 jongwon@seoul.co.kr
프랜차이즈 매장 등 상업시설이 속속 대학 캠퍼스를 점령하고 있다. 서울시 관악구 관악로 서울대 신양학술정보관에 입점한 자바시티 커피숍.
이종원 선임기자 jongwon@seoul.co.kr


동국대에서는 지난달 사회과학대 건물 앞 학생자치휴게실에 커피숍을 들여오려 하자 학생들이 이에 반대하며 점거농성했다. 인근에 커피숍이 이미 있는데도 학생휴게실에 커피 한 잔에 4000원대나 하는 커피숍이 들어서는 데 대한 항의였다. 최장훈(25) 사회과학대 총학생회장은 “4000여명이 이용하는 학생휴게실을 커피값을 낼 수 있는 학생들만 드나들 수 있도록 하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결국 학생휴게실을 그대로 둔 채 일부 공간에만 커피숍이 입점하고 가격도 500원 내외에서 낮추기로 합의, 일단락됐다.

대학생들이 외부업체 입점을 막고 나선 것은 지난 몇 년간 외부업체들이 캠퍼스에 우후죽순처럼 생겨났기 때문이다. 지난 2003년 고려대가 중앙광장 지하에 패스트푸드점과 편의점 등을 들여오고 이화여대 ECC, 서강대 곤자가플라자 등이 뒤를 이으면서 캠퍼스 내 외부업체에 대한 논란이 불거졌다. 당시 학생들 사이에서는 ‘대학의 상업화’에 대한 우려와 함께 다양한 먹거리를 즐길 수 있게 됐다는 등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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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대문구 대현동 이화여대 ECC 건물에 자리한 사보텐 음식점.  이종원 선임기자 jongwon@seoul.co.kr
서울 서대문구 대현동 이화여대 ECC 건물에 자리한 사보텐 음식점.
이종원 선임기자 jongwo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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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대문구 신촌동 연세대 학생회관에서 영업 중인 그라찌에 커피숍. 이종원 선임기자 jongwon@seoul.co.kr
서울 서대문구 신촌동 연세대 학생회관에서 영업 중인 그라찌에 커피숍.
이종원 선임기자 jongwon@seoul.co.kr


그러나 문제는 최근 들어 외부업체들이 저렴한 학생식당을 잠식하고 나섰다는 점이다. 서울대에는 지난해 한끼에 2500~3000원이었던 학생식당이 위치한 후생관이 없어지고 그 앞에 패스트푸드점과 유명 커피체인점이 들어섰다. 1500원짜리 짜장면을 팔던 사범대 옆 간이식당은 5000원짜리 커피를 파는 커피숍으로 바뀌었다. 연세대 학생회관은 푸드코트 형식으로 리모델링하면서 한끼 3000원이던 밥값이 4800원까지 올랐다. 싼 가격 때문에 학생들이 줄을 서는 학생식당이 늘기는커녕 줄어들자 학생들의 불만도 커지고 있다. 서울대 2학년 김모(20·여)씨는 “신축 건물마다 외부업체들이 들어서 저렴한 식당이나 커피숍을 찾기 힘들어졌다.”면서 “친구들이나 후배들과 함께 갈 때는 어쩔 수 없이 외부업체를 가게 돼 부담이 크다.”고 말했다. 대학들은 외부업체의 유치와 관련, 임대수입을 올릴 수 있는 데다 해당기업으로부터 발전기금을 챙길 수 있어 학교 경영에 도움이 된다는 입장을 내세우고 있다.

21세기한국대학생연합은 “지난달 ‘반값 생활비 운동’을 선포한 데 이어 대학 캠퍼스의 상업화 반대운동도 추진하겠다.”면서 “대학이 학생들을 상대로 수익을 내려 하는 것 자체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김소라기자 sor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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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9-20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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