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크래프트에 밀려났던 당구장 부활

스타크래프트에 밀려났던 당구장 부활

입력 2011-06-13 00:00
수정 2011-06-13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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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40대 발길…2009년 서울 5천곳 다시 넘어

과거 젊은 층에 인기를 끌다 PC방 열풍에 밀려 명맥이 끊길 정도로 줄어들었던 당구장이 최근 급증해 예전 숫자를 회복하고 있다.

13일 서울시에 따르면 2000년 5천172곳에 달했던 서울시내 당구장은 PC방 열기에 밀려 2006년 3천956곳까지 줄었다.

그러나 2007년 전년도보다 200여곳이 늘어난 4천225곳이 되면서 매년 400~500곳이 새로 생기는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고 2009년 5천155곳으로 10년 전 수준을 회복했다.

당구 업계와 마니아들에 따르면 당구장이 다시 인기를 끌게 된 가장 큰 원인은 현재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인 ‘스타크래프트 세대’가 당구장으로 복귀했기 때문이다.

이들은 중고교 시절 감시를 피해 학교 선배나 친구를 따라간 당구장에서 스트레스를 풀던 ‘당구장 끝물’ 세대다.

그러나 동시에 1990년대 후반부터 불어닥친 히트 게임 스타크래프트의 열기에 빠져 대학생이 되면서부터는 수업이 없는 시간을 PC방에서 보낸 세대이기도 하다.

좁은 취업문을 뚫고 사회인이 돼 다시 여가를 갖게 된 이들 중 상당수가 모니터 화면만 바라봐야 하는 스타크래프트보다는 놀면서 친목도 겸할 수 있는 당구를 선택했다는 분석이다.

회사원 홍성욱(33)씨는 “스타크래프트 인기가 예전만 못한 이유도 있지만 직장 동료나 학창시절 친구와 만나 이런저런 얘기를 하며 부담없이 즐기기에는 당구만한 게 없다”고 말했다.

학창시절 당구가 몇 안 되는 놀거리 중 하나였던 50~60대 퇴직자들이 당구장을 다시 찾기 시작한 것도 당구 열기 부활에 한몫하고 있다.

한 달에 한두 번은 퇴직한 친구들과 당구장을 찾는다는 김모(61)씨는 “오전이나 이른 오후에 당구장에 가면 나 같은 퇴직자들만 당구장에 있을 때도 있다”며 “집에 있으면 눈치만 보이는데 돈은 별로 안 들이면서 시간도 보내고 재미도 있으니 일석이조 아니겠나”고 말했다.

대한당구연맹은 아직 지난해 통계가 나오지는 않았지만 서울시내 당구장이 경기 침체로 조금 줄어들었다 해도 2009년보다 100여곳 정도 줄어든 수준에 그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연맹 이장희 전무는 “본격적인 조정기를 겪는 올해가 가장 중요한 시기인 것 같다. 이제는 당구장이 성인 남성의 전유물이 아닌 여성, 청소년, 주부 등에게도 좋은 레저활동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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