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부당지원·수백억원 차명재산 의혹 추궁
비자금 의혹 등으로 검찰 수사를 받는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이 1일 오후 1시50분께 피의자 조사를 받으러 서울서부지검에 출석했다.이번 소환은 검찰이 지난 9월16일 서울 장교동 한화그룹 본사를 압수수색하며 공개수사를 본격화한 지 77일 만에 이뤄졌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서부지검에 출두 하고있다.
안주영jy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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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은 김 회장에게 협력사 ‘한유통’과 계열사 ‘드림파마’에 2천900여억원을 부당지원하고 차명계좌로 690여억원을 관리했다는 의혹을 캐묻고 있다.
김 회장은 이날 서부지검에 출석할 때 수백억원대 비자금 조성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을 받자 “(검찰에) 들어가서 (내용을) 들어봐야 되지 않겠느냐”고 답했다.
그는 이어 2002년 대한생명 인수로비와 2007년 보복폭행 사건에 이어 수차례 수사를 받게 된 심정을 묻는 말에는 “제 팔자가 세서 그런 것 아닙니까”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검찰은 애초 김 회장이 비자금으로 정관계 로비를 했을 개연성을 조사했으나 돈의 용처와 관련해 뚜렷한 단서를 찾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검찰은 김 회장이 기업 부당지원으로 그룹에 거액의 손해를 떠넘기고 세금을 빼돌렸다는 의혹에 초점을 맞춰 수사를 벌여왔다.
수천억원대 지원을 받은 한유통 등 업체가 김 회장이 소유한 위장 계열사로 의심되는 정황도 파악해,그가 해당 회사를 통해 돈을 횡령했는지도 확인하고 있다.
검찰은 해당 업무를 총지휘한 혐의로 한화의 재무담당 임원 출신인 홍동옥 여천NCC 사장을 기소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한화 측 관계자는 “한유통 등에 계열사가 지급보증을 했기 때문에 그룹 차원에서 적법한 판단에 따라 자금지원을 했다.김 회장이 직접 이 업무를 지시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그는 이어 “수백억원 차명계좌는 선대의 미신고 유산이 오해를 받은 것이며,세금납부 등 법적 절차를 충실히 밟을 예정이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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