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어떤 식으로든 정리될 것”… 與 “참모 1명에 휘둘려선 안돼”

靑 “어떤 식으로든 정리될 것”… 與 “참모 1명에 휘둘려선 안돼”

임일영 기자
입력 2021-02-21 21:10
수정 2021-02-22 0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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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각 곤두선 당청… 국면 전환 고심

野 레임덕 공세 속 4월 보선에 악재
‘불편한 속내’ 與 일각 출구 찾기 모색
與 “申 사의 고수하면 후임 임명해야”
사의 접더라도 정상 소통 어렵다 판단
여권, 朴·申 갈등설 배후로 검찰 의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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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31일 임기를 시작할 당시 신현수 청와대 민정수석이 전임·신임 참모들과 함께 청와대 춘추관 대브리핑룸에서 노영민 전 비서실장의 이임사를 듣고 있다. 왼쪽부터 노 전 실장, 유영민 비서실장, 김종호 전 민정수석, 신 수석. 청와대사진기자단
지난해 12월 31일 임기를 시작할 당시 신현수 청와대 민정수석이 전임·신임 참모들과 함께 청와대 춘추관 대브리핑룸에서 노영민 전 비서실장의 이임사를 듣고 있다. 왼쪽부터 노 전 실장, 유영민 비서실장, 김종호 전 민정수석, 신 수석.
청와대사진기자단
검찰 고위급 인사를 둘러싸고 박범계 법무부 장관과 갈등을 빚은 신현수 청와대 민정수석이 나흘째이자 마지막 ‘숙고의 시간’을 보낸 21일, 당청은 사태 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신 수석이 사의를 번복할 가능성은 작지만, 마지막 설득에 나서는 등 봉합에 대한 기대감을 아예 놓지는 않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여권에서는 문재인 대통령의 만류에도 신 수석이 사의를 고수하고 있는 데 대해 불편한 속내와 함께 ‘출구 전략’을 모색해야 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참모 한 명의 거취에 여권 전체가 휘둘리는 것처럼 비치는 데다 야권에서 ‘레임덕’(임기 말 권력누수) 프레임을 걸어 공세를 펼치는 상황이 4월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는 물론 문 대통령의 임기 내내 악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신 수석이 복귀하는 ‘그림’이 그나마 상처가 덜하겠지만, 더이상 끌려다니는 모양새는 안 된다는 공감대도 분명해 보인다.

신 수석이 22일 출근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문 대통령 주재로 오후에 열리는 수석·보좌관회의에 참석할지도 관심이다. 전날 신 수석과 관련한 보도에 “무리한 추측 보도를 자제해 달라”고 거듭 요청했던 청와대는 이날 극도로 말을 아꼈다. 청와대 관계자는 “신 수석이 숙고를 했고, 우리도 할 수 있는 일은 다 했으니 기다려 보자”면서 “내일 어떤 식으로든 정리가 될 것”이라고만 했다.

신 수석의 복귀와 원만한 해결을 기대하던 더불어민주당은 국면 전환을 고심하고 있다. 민주당 고위 관계자는 “사의를 고수한다면 후임 민정수석을 임명하면 될 일”이라며 “코로나19 극복과 민생에 집중해야 할 때에 청와대 참모가 인사 문제로 온 나라를 들었다 놨다 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고 말했다. 한 최고위원도 “논란을 길게 끌수록 지지자들의 불만은 더 높아지고, 지도부도 반영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이러한 여권 기류 변화에는 신 수석이 극적으로 사의를 접더라도 더이상 박 장관과의 정상적인 협의·소통은 물론 문 대통령과의 관계도 예전과 같을 수는 없을 것이란 우려가 깔린 것으로 보인다.

한편 여권은 이번 파동 확산의 배후로 검찰을 의심하고 있다. 검찰 중간간부 인사를 위한 인사위원회가 22일 예정된 상황에서 윤석열 검찰총장 측에서 신 수석의 부재 중 인사가 결정된 것처럼 흘리고 있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신 수석의 의중이 법조계 지인들을 통해 전언으로 흘러나오는 배경에도 청와대를 흔들려는 의도가 담겼다는 게 대체적인 기류다. 다만 검찰에 대해 부글부글하면서도 신 수석의 거취가 최종 결정되지 않은 데다 문 대통령의 리더십과 직결되는 문제인 만큼 확전을 피하려는 분위기다.

당내에서는 “고위급이 소통 중”이라며 이낙연 대표가 나선 데 대한 불만도 감지된다. 한 관계자는 “대통령 참모의 일에 당이 나서는 모양 자체가 적절하지 않았다”고 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손지은 기자 sson@seoul.co.kr
2021-02-22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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