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투쟁 장기화땐 국정 부담…‘정치력 부재’ 민생 발목 우려
청와대는 1일 민주당의 장외투쟁과 관련해 겉으로는 별다른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다. 다만 향후 정국에 미칠 파장에 대해서는 예의 주시하는 분위기다.청와대 관계자는 “청와대가 언급할 사안이 아니다”라면서 “새누리당 지도부가 알아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치 쟁점에 대해 거리를 두는 기조의 연장선으로 해석된다.
박근혜 대통령을 비롯한 청와대 주요 참모진이 휴가 중인 상황에서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게 쉽지 않다는 현실적인 이유도 깔려 있다.
그렇다고 마냥 뒷짐만 지고 있을 수도 없다는 게 청와대의 부담이다. 박 대통령의 사과와 남재준 국가정보원장의 해임 등 민주당의 요구에 여론이 반응할 경우 정치적 압력이 새누리당이 아닌 박 대통령을 향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야당의 장외투쟁이 장기화되면 하반기 국정 운영에도 적잖은 부담이 될 수 있다.
장외투쟁이 국회 파행으로 이어질 경우 민생 법안의 국회 통과를 장담할 수 없는 데다 내년도 예산안 처리 과정에서도 진통이 우려된다. 청와대의 정치력 부재가 박 대통령이 강조하는 민생 행보의 최대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 때문에 여권 일각에서조차 청와대의 ‘무대응’에 대해 사안을 다소 안이하게 보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청와대와 여야 정치권을 연결하는 가교 역할을 해야 하는 정무수석이 지난 6월 3일 이후 두 달 가까이 공석인 상황에 대한 불만도 같은 맥락이다. 정기국회가 한달여 앞으로 다가왔고, 정무수석이 청와대와 정치권 사이의 관계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는 점에서 인선 작업이 더 이상 늦춰져서는 안 된다는 의견이 여권 내에서 강하게 대두되고 있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2013-08-02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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