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유승민 ‘복지증세’·‘최저임금 인상’ 놓고 맹비난유승민, “뼛속까지 서민? 재벌·대기업 이익 대변”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와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가 13일 TV 토론에서 상대방의 정책 성향을 놓고 가시 돋친 설전을 벌였다.홍 후보는 이날 한국기자협회 주최로 상암동 SBS 공개홀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유 후보를 두고) ‘강남좌파’라고 한다”고 포문을 열었다.
유 후보가 ‘보수 후보’를 자처하면서도 실제 정책은 진보·좌파에 가깝다고 꼬집은 것이다.
홍 후보는 유 후보의 정책, 특히 복지를 위해 세금을 올린다거나 최저임금을 인상하겠다는 경제정책을 거론하며 좌파 성향의 부유한 지식층을 의미하는 ‘강남좌파’라는 표현을 썼다.
그러자 유 후보가 발끈하면서 홍 후보를 ‘극우·수구’라고 몰아세웠다.
유 후보는 “홍 후보님이 ‘극우수구’라는 주장에 별로 동의 안 하시는 것처럼, 저는 강남좌파라는 의견에 전혀 동의 안 한다”고 말했다.
‘증세 없는 복지는 허구’라고 했던 자신의 주장을 두고도 “법인세 인상이든, 소득세 인상이든, 증세에 대한 솔직한 답변 없이는 집권 후에 (복지) 공약을 지킬 수 없다”고 강조했다.
홍 후보는 그러나 “유 후보가 정책적 배신을 했다”며 공격을 멈추지 않았다. 유 후보가 2007년 박근혜 대선후보 캠프에서 정책공약팀장을 맡았을 때 ‘줄푸세’ 공약이 나왔는데, 이제 와서 말을 바꿨다는 것이다.
줄푸세란 ‘세금 줄이고, 규제 풀고, 법질서 세운다’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정책 구호였다.
홍 후보는 우파·보수 성향의 정책을 주창해 온 유 후보가 슬그머니 좌파·진보 성향의 정책으로 선회했다고 지적하면서 그에게 정치적으로 덧씌워진 ‘배신자 프레임’을 건드린 것이다.
이에 유 후보는 “홍 후보는 ‘누구보다 뼛속까지 서민’이라고 평소에 주장하시면서 실제 정책 내놓는 것을 보면 아주 재벌·대기업 이익을 대변하는 정책”이라며 “낡은 보수가 하던 정책들을 계속 고집하신다”고 맞받았다.
유 후보는 또 자신이 박근혜 캠프 정책공약팀장을 맡았던 것은 사실이지만 “줄푸세 만큼은, 그중에 세금 줄이는 건 끝내 (박근혜 후보와) 의견이 달랐다”며 “세금 줄이는 건 박 후보한테도 도움이 안 된다고 주장했다”고 반박했다.
한편, 유 후보는 자신이 국회 국방위원회와 외교통일위원회에 오래 몸 담았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안보 위기는 유승민이 반드시 해결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진보 후보들께서 보수표를 얻기 위해 각 당의 경선이 끝나니까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나 한미 동맹에 대해 말을 바꾸고 있다”며 더불어민주당 문재인·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도 겨냥했다.
이날 토론회는 오전에 녹화됐으며, 오후 10시에 SBS TV로 방송된다.
연합뉴스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