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북한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의 미사일발사장 일대를 촬영한 38노스의 위성 사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폭스뉴스 인터뷰를 통해 불쑥 2차 북미정상회담 때 미국이 북한의 핵시설 다섯 곳의 해체를 요구했고 북한은 영변과 풍계리 등 기존에 알려진 시설 두 곳만 고집해 결렬됐다고 털어놓아 그 의도를 놓고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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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북한전문매체 38노스는 29일(현지시간) 최근 촬영된 상업위성사진에서 북한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을 덮은 눈 위로 발자국과 차량 흔적이 식별된다고 밝혔다. 인적 및 차량 흔적은 갱도와 지원시설에서 포착됐으며 지휘소로 통하는 길의 눈은 치워진 상태였다.
38노스는 “북한이 다시 (핵실험장을) 운영하려 한다는 걸 시사하는 굴착이나 건설 등의 재개 징후는 없다”면서 “대신 보안 순찰과 관련된 것일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38노스는 2006년 북한의 첫 핵실험이 이뤄진 후 사실상 버려진 상태였던 동쪽 갱도로 이어지는 길에도 발자국이 보였다면서 인근에서 이런 활동의 흔적이 발견되는 것이 매우 이례적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왜 이 지역에 인적이 나타난 것인지 불분명하나 이 역시 일상적 보안 순찰의 일환일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풍계리 핵실험장은 북한이 2018년 6월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직전인 5월 폐기한 곳이다. 핵실험 및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중단을 미국에 약속했던 북한은 북미협상에서 성과가 나지 않자 새해 들어 약속에 얽매일 필요가 없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지난 29일에는 이 일대에서 지진이 발생해 북한의 핵실험 논란이 일었다. 또 방사선 물질을 탐지하는 미군의 정찰자산도 한반도 인근 상공에 연이어 나타나면서 북한의 핵 활동이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돼 왔다.
다만 기상청에 따르면 자연지진으로 분석됐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이미 6차례의 핵실험을 한 만큼 대미압박 카드로 풍계리 핵실험장을 택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38노스는 또 상업위성사진에 근거해 동창리 미사일발사장으로 불리는 서해위성발사장에서도 로켓 발사나 엔진 시험을 준비하는 신호가 보이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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