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산 마식령스키장 스케치
평창동계올림픽을 앞두고 남북은 1월 31일부터 2월 1일까지 이틀간 북한의 마식령스키장에서는 남북 스키선수단 공동훈련을 진행했다.
1일 아침 마식령 호텔에서 북한 봉사원이 황구렁이술(황구렝이술)을 소개하고 있다. /원산=사진공동취재단
1일 아침 마식령 호텔에서 북한 봉사원이 황구렁이술(황구렝이술)을 소개하고 있다. /원산=사진공동취재단
1일 아침 마식령호텔 식당에 음식이 진열된 모습.
원산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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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산 갈마비행장은 인근을 국제관광도시로 조성하기 위한 관문 격이었다. 과거 군용 시설을 정비한지라 활주로 격납시설에는 몇몇 군용기들이 들어 있었다. 약 30㎞ 떨어진 마식령스키장으로 이동하는 버스 경로는 원산 도심을 가로지르는 도로가 아니라 외곽로였다. 교통을 통제하는 북측 인원이 곳곳에 보였고, 아스팔트로 포장된 도로였지만 심하게 울퉁불퉁했다.
회색빛 지붕의 낡은 시골집과 을씨년스러운 겨울 들녘, 민둥산 등을 지났고 얼어붙은 원산항에는 2002년 부산아시아경기대회에 북쪽 응원단을 태우고 온 만경봉 92호와 낡고 작은 어업용 목선들이 있었다.
40여분을 달려 전구 570여개가 켜진 ‘무지개 동굴’을 지나자 정반대의 풍경이 나타났다. 지상 9층, 지하 2층의 호텔과 지상 5층의 스키장 시설 등 마식령스키장은 국내 스키장과 견주어도 크게 떨어지지 않았다. 원산 군민발전소에서 전력을 공급받아 전기와 난방 공급도 안정적이었다.
호텔 2층 기념품 가게에서 직원이 손님을 기다리고 있다. 겐조, 버버리 등 명품 향수와 북한 자체 생산 ‘은하수’ 화장품이 함께 판매되고 있다.
원산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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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층 상점에는 해외 유명 브랜드로 추정되는 운동화가 진열돼 있다.
원산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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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측은 스키복, 스키 장갑, 모자, 스키, 고글, 스틱, 부츠 등 2000여개 장비 세트를 대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북측 이용객은 하루 100여명 수준이었고 외국인은 볼 수 없었다. 외화충전이 가능한 ‘마식령카드’도 운영했다. 호텔 및 스키장에서 쓸 수 있는 선불식 충전 카드였다.
그는 “외국인도 많이 온다. 유엔 등 국제사회 제재가 들어와서 그렇지 북유럽 사람들도 오면 굉장히 시설이 좋다고 평가한다”면서 제재의 영향임을 넌지시 전했다.
호텔 내 상점에는 대부분 북한이 자체 생산한 오징어, 꿀, 인삼 등 특산품이 많았고 가방, 화장품 등 공산품도 있었다. 발리 가방(400달러)이나 나이키, 아디다스, 던힐 담배 등 외국 상품도 진열돼 있었다. 점원은 “북측이 생산한 제품이 인기”라고 말했다.
원산 공동취재단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2018-02-03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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