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4주기 맞은 주중 북한대사관 썰렁…꽃장수만 ‘오락가락’

김정일 4주기 맞은 주중 북한대사관 썰렁…꽃장수만 ‘오락가락’

입력 2015-12-17 14:39
수정 2015-12-17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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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모객 2시간 동안 10여 명 안팎…공식 추모식은 없었던 듯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사망 4주기를 맞은 17일 오전 베이징(北京) 도심에 위치한 주중 북한대사관은 썰렁함이 감돌았다.



영하 2∼3도의 쌀쌀한 날씨 속에 20명 안팎의 외신기자들이 이른 아침부터 대사관 앞에 진을 쳤지만, 꽃다발을 든 북한주민의 모습은 좀처럼 볼 수 없었다.

오전 8시(현지시간)부터 오후 10시까지 2시간 동안 대사관을 찾은 추모객은 10여 명 안팎에 불과했다.

취재진의 카메라를 본 북한주민들은 저마다 꽃다발로 얼굴을 가리며 황급히 대사관 안으로 뛰어들어갔다.

북한 대사관의 일부 직원은 “뭐가 이렇게 잔뜩 모였나”라며 짜증 섞인 반응을 보였고, 동영상을 찍던 일본 매체 소속의 한 카메라 기자에게 “뭘 찍었나”라고 물으며 촬영내용을 ‘검열’하기도 했다.

꽃장수로 보이는 한 중국인이 꽃이 가득 담긴 리어카를 대사관 입구 부근에 세워뒀다가 대사관 직원으로부터 “리어카를 당장 치우라”며 핀잔을 받기도 했다.

이 중국인은 기자의 질문에 “어떤 것도 묻지 말라”며 퉁명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이런 분위기는 2주기, 3주기 때와 비교해 크게 달라진 것이다.

당시 중국 곳곳에 있는 북한대사관과 총영사관은 현지에 체류 중인 북한 주민들의 발길이 계속 이어지면서 북적거렸다.

특히 북한의 외국공관 중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북한대사관 앞에서는 대사관 직원이나 외화벌이를 위해 파견된 것으로 보이는 젊은 여성들이 이른 아침부터 꽃다발과 커다란 꽃바구니를 든 채 삼삼오오 모여드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러나 이날 대사관 앞에서는 출근길에 나선 것으로 보이는 수십 명의 북한 여성들이 오열을 맞춰 어딘가로 걸어가는 장면이 목격됐을 뿐이다.

김 위원장 추모일 때마다 대사관 건물 위에 내걸렸던 조기(반기)도 보이지 않았다.

이런 분위기는 북한이 지난해 ‘3년 탈상’을 계기로 본격적인 김정은 시대의 개막을 선언한 것과 관련이 있어 보인다.

이에 따라 중국 정부에서도 김정일 4주기와 관련해 고위급 인사를 북한대사관에 파견해 추모할 가능성은 그렇게 크지 않다는 전망이 나온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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