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韓美, 대화하려면 도발행위 중지해야”

北 “韓美, 대화하려면 도발행위 중지해야”

입력 2013-04-18 00:00
수정 2013-04-18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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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18일 국방위원회와 조국평화통일위원회를 동원해 남한과 미국 정부에 대화를 바란다면 군사훈련 등의 ‘도발행위’를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이는 올 들어 한국과 미국에 대한 위협을 계속해온 북한이 대화를 위한 일종의 조건을 밝힌 것이라는 해석을 낳아 한반도 정세에 변화가 있을지 주목된다.

북한의 최고 국방지도기관인 국방위원회는 이날 정책국 성명을 통해 한국과 미국에 “진실로 대화와 협상을 바란다면 모든 도발행위들을 즉시 중지하고 전면사죄하여야 한다”며 “1차적으로 당치않은 구실을 붙여 조작해낸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 조치를 철회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성명은 “대화와 전쟁 행위는 절대로 양립될 수 없다”는 기존의 주장을 되풀이하며 “다시는 우리 공화국을 위협하거나 공갈하는 핵전쟁 연습에 매달리지 않겠다는 것을 세계 앞에 정식으로 담보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성명은 또 “남조선과 그 주변 지역에 끌어들인 핵전쟁 수단들을 전면적으로 철수하고 재투입 시도를 단념할 결단을 내려야 한다”며 “청와대의 안주인은 우리의 핵을 민족공동의 자산으로 떠받들고 있으면 앞길이 창창하지만, 미국의 핵우산을 쓰고 있으면 망하고 만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북한의 대남기구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도 이날 대변인 담화에서 “우리의 최고존엄을 모독하고 북침전쟁연습소동에 계속 매달리며 반공화국 ‘제재’ 책동에 광분하는 한 그 어떤 북남(남북)대화도 절대로 있을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원래 남조선당국이 진정으로 대화 의지를 가지고 있었다면 우리가 충고한대로 뒤늦게라도 우리의 존엄을 모독하는 행위를 일체 중지하고 북침전쟁연습과 반공화국소동을 걷어치우며 앞으로도 그러한 적대행위를 하지 않겠다는 것을 온 민족 앞에 확약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담화는 또 최근 남한 정부가 개성공단 사태와 관련한 남북대화를 촉구한 데 대해 “개성공업지구를 위험천만한 전쟁발원지로 만들려 하면서 ‘운영 정상화를 위한 대화’요 뭐요 하는 것은 한갖 요설에 지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북한이 이처럼 남북대화의 장애물로 이달 말 끝나는 ‘독수리연습’(FE)을 거론하며 중단을 요구하고 안보리의 대북제재 철회를 주장함에 따라 북한과 한미 간 기싸움이 예상된다.

당장 우리 정부는 조평통 대변인 담화에 대해 무책임한 반응이라고 비판했다.

통일부의 한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조평통의 담화는) 기본적으로 상투적인 주장”이라며 “우리와 미국이 요구한 대화의 의미나 의도를 외면한 반응”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달 말 ‘독수리연습’이 끝나면 한반도 정세가 대화국면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이달 말 한미군사훈련이 끝나고 내달 초 한미 정상회담이 열린 뒤 한반도가 대화 국면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있다”며 “조평통 담화는 북한이 대화 국면까지 남측에 서로 자극하지 말자는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밝혔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독수리연습이 끝나는 시점은 대화의 장애물 중 하나가 해소되기 때문에 중요하다”며 “북한이 위협 일변도에서 벗어나 대화를 보조적으로 활용해 한반도 긴장이 낮아지고 유동적 상황으로 바뀔 가능성에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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