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修’ 오거돈·‘9修’ 송철호… 보수 텃밭에 우뚝 선 진보 장수생

‘4修’ 오거돈·‘9修’ 송철호… 보수 텃밭에 우뚝 선 진보 장수생

박정훈 기자
박정훈 기자
입력 2018-06-13 23:56
수정 2018-06-14 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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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울산시장

직선제 23년 만에 첫 진보 시장
영남 정치권력의 교체 ‘새 역사’


오거돈, 리턴매치서 서병수 눌러
송철호 총선 6회 등 고배 끝 승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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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치러진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당선을 눈앞에 둔 더불어민주당 오거돈 부산시장 후보가 부산진구에 있는 자신의 선거사무소에서 부인 심상애씨를 끌어안으며 기쁨을 나누고 있다. 부산 연합뉴스
13일 치러진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당선을 눈앞에 둔 더불어민주당 오거돈 부산시장 후보가 부산진구에 있는 자신의 선거사무소에서 부인 심상애씨를 끌어안으며 기쁨을 나누고 있다. 부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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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열린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송철호 더불어민주당 울산시장 후보가 울산 남구 대원빌딩 선거사무소에 마련된 개표상황실에서 방송사 출구조사 결과를 확인한 뒤 엄지손가락을 치켜들고 활짝 웃고 있다. 뉴스1
13일 열린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송철호 더불어민주당 울산시장 후보가 울산 남구 대원빌딩 선거사무소에 마련된 개표상황실에서 방송사 출구조사 결과를 확인한 뒤 엄지손가락을 치켜들고 활짝 웃고 있다. 뉴스1
1995년 지방선거가 도입된 이후 단 한 차례도 진보 진영의 인물들에게 광역단체장 자리를 넘겨주지 않았던 보수 텃밭 부산과 울산에서 처음으로 더불어민주당 소속의 단체장들이 탄생했다. 직선제가 시행된 지 23년 만의 변화다.

특히 부산시장 선거에서는 민주당 오거돈(69) 후보가 13일 오후 10시 현재 당선이 확실시돼 2014년 지방선거에서 맞붙었던 자유한국당 서병수 후보를 누르고 리턴매치에서 승리했다. 울산시장 선거에서는 민주당 송철호(69) 후보가 현역 시장인 김기현 후보를 꺾고 ‘8전 9기’의 감동을 만들었다. 송 후보는 이날 오후 9시 30분 현재 4.4%가 개표된 가운데 52.4%로 김 후보(39.1%)를 13.3% 포인트 앞섰고 출구조사에서도 55.3%를 기록했다.

오 부산시장 당선자는 부산 정치권력 교체라는 새 역사를 쓴 주인공으로 4수 끝에 ‘민선 7기 부산호’의 선장 자리를 꿰찼다. 부산은 한때 ‘야당 도시’로 불렸다. 하지만, 부산은 지방자치제가 도입, 시행된 이래 부산시장은 한국당의 전신 정당 출신의 인사들이 모두 장악했다.

이번만은 예전과 달랐다. 2014년 지방선거에서는 서병수 새누리당(현 한국당 전신) 후보가 오거돈 후보를 1.3% 포인트 차이로 근소하게 이겼다. 4년 뒤 치러진 이번 리턴매치에서는 상황이 역전됐다. 오 당선자가 무난하게 승리했다.

오 당선자는 네 번째 부산시장 선거 출마를 앞두고 부산의 변화와 발전에 대한 절실함을 유권자에게 호소했다. 그는 시민의 행복을 위해 일하는 부산시장이 되겠다며 유권자들을 파고들었다. 동북아 해양수도 부산의 기틀을 만들겠다는 공약도 내놨다.

오 당선자는 “부산시민 여러분에게 감사드린다”며 “특정 계층에 의해 주도된 부산시장이 변화되길 바라는 부산시민의 염원이 담긴 결과”라고 말했다. 이어 “권위주의와 불통의 23년 독점을 깨고 새로운 시민 행복 시대를 열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지고 끝까지 민심의 흐름을 살피겠다”며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송 울산시장 당선자의 선거 이력은 더 화려하다. 송 당선자는 1992년부터 6번의 국회의원 선거와 2번의 시장 선거에 도전했으나 모두 낙선했고, 아홉 번째의 도전에서 8전 9기의 감동을 만들었다. 그는 1992년 치러진 제14대 총선(울산 중구)에 민주당 후보로 선거에 첫 얼굴을 내민 뒤 2016년 무소속까지 총선에 6차례 출마했지만 모두 고배를 마셨다. 울산시장 선거에도 1998년과 2002년 두 차례 나서 모두 고개를 숙였다. 선거 때마다 송 당선자가 거론됐고 진보 진영 대표 주자로 등판했다. 아쉽게 성과는 없었다.

그러나 이번 선거에서는 초반부터 독주 체제를 굳혔다. 송 당선자는 언론사의 각종 여론조사에서 압도적인 지지를 얻으며 일찌감치 승리를 예상했다.

그는 당선 소감에서 “울산은 북방경제교류 시대의 중심 기지이자, 선두 도시로 거침없이 나아갈 것”이라며 “모든 울산시민과 함께 새로운 울산을 활짝 열어가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그는 조선, 자동차, 석유화학 등 기존 3대 주력 산업의 고도화 경쟁력 강화는 물론 4차 산업 육성 등 새로운 먹거리를 통해 산업 수도 울산의 경쟁력을 다시 확보하겠다고 강조했다.

송 당선자는 “울산은 오늘부터 통합과 협치로 새로운 출발을 시작한다”며 “통합과 협치는 경기침체와 다양한 갈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울산의 새로운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모두에게 공정한 기회를 제공하는 차별 없는 울산을 시민들과 함께 만들겠다”고 덧붙였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2018-06-14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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