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미래의 길을 묻는다] 넷우익의 반한 정서

[한·일 미래의 길을 묻는다] 넷우익의 반한 정서

입력 2013-02-12 00:00
수정 2013-02-12 0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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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은 일본에서 나가라…한국은 중국의 속국” 댓글…보수층조차 궤변엔 거부감

일본에서는 1990년대 중반부터 컴퓨터가 보급되고 고용 불안이 심해지면서 ‘인터넷 우익’으로 불리는 젊은이들이 등장했다. 실체가 분명하지는 않지만 상당수는 ‘외국인에게 일자리를 빼앗겼다’고 느끼는 사회적 약자들이다.

이들은 인터넷 이용자의 1∼3%에 불과하지만 ‘2채널’ 등 특정 사이트에 모여들어 세력을 키웠다. 일방적인 주장을 늘어놓을 뿐 공개적인 논쟁을 꺼린다. 이들이 자주 올리는 글은 ‘한국인은 일본에서 나가라’라는 것이다. 지난해에는 단지 한국 드라마 상영 시간이 길다는 이유로 민영 방송사인 후지TV에 몰려가 한류 반대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최근 한·일 간의 현안에 대해 일본 최대 포털 사이트인 야후 뉴스에 달린 수천 건의 댓글을 통해서도 ‘넷우익’들의 반한 정서를 짐작할 수 있다. 지난달 일부 신문이 한·일 관계의 개선을 촉구하는 사설을 게재하자 “좋은 관계 등 필요 없다. 아베는 총리답게 강하게 나갈 것을 바란다”, “(독도 문제를) 국제사법재판소에 단독 제소해 달라”는 등의 글을 올렸다. 야스쿠니 신사 방화범인 중국인 류창(劉强)을 한국 법원이 지난달 석방한 것과 관련해서도 “중국의 속국 한국”, “한국과는 조약을 맺어도 지키지 않으므로 우호관계를 유지할 필요가 없다”는 등의 극단적인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이들에 대해서는 일본 내 진보 인사는 물론 보수층조차 거부감을 표시하고 있다. 대표적인 우익 단체인 잇수이카이(一水會)의 스즈키 구니오 고문은 보수 잡지인 사피오 기고문에서 “일본의 역사는 중국이나 서구 문명을 무제한적으로 수용해 가면서 발전해 왔다”며 “‘조선인은 조국으로 돌아가라’고 외치는 차별 의식이나 배외 의식으로 나라를 지킬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도쿄 이종락 특파원 jrlee@seoul.co.kr
2013-02-12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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