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후보단일화, 2002년과 차이점ㆍ공통점은

야권 후보단일화, 2002년과 차이점ㆍ공통점은

입력 2012-10-30 00:00
수정 2012-10-30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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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대통령 선거 당시 공개된 홍보동영상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이 기타를 치고 있다.  노무현재단 제공
2002년 대통령 선거 당시 공개된 홍보동영상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이 기타를 치고 있다.
노무현재단 제공
민주통합당 문재인, 무소속 안철수 후보가 30일 현재 야권후보 단일화 문제를 놓고 치열한 신경전을 벌이는 가운데 지난 2002년 민주당 노무현-국민통합21 정몽준 후보 간의 단일화가 어떤 과정을 거쳤는지 관심을 모은다.

2002년 단일화는 문-안 두 후보의 단일화 가능성과 그 과정을 점쳐볼 선례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10ㆍ26 서울시장 보궐선거는 단일화 방식 측면에서 정치권에서 자주 거론되는 사례다.

◇단일화 주체 = 2002년 단일화 정국에서는 노 후보가 수세에 몰렸었다. 노 후보는 단일화 협상이 시작되기 전 정체성과 가치가 맞지 않다는 이유 등을 들어 정 후보와의 단일화에 부정적 입장을 고수했다.

이에 따라 민주당 내에서는 10월 초 반노(반노무현)ㆍ비노(비노무현) 인사들을 중심으로 후보단일화추진협의회(후단협)가 구성되고 실제로 집단탈당까지 발생할 정도로 노 후보가 큰 압박을 받았다.

노 후보의 지지율이 민주당 후보로 결정된 뒤 한때 60%까지 올랐다가 9월 말 15% 안팎으로 폭락하면서 당내에서 정권재창출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여론이 들끓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에는 문 후보를 비롯한 민주당이 단일화에 적극적이다. 문 후보 측이 안 후보를 향해 단일화 협상 테이블을 꾸릴 것을 압박하는 대신 안 후보 측은 국민이 단일화의 방법과 시기를 결정해줄 것이라며 상대적으로 소극적인 분위기다.

여기에는 안 후보와의 정체성이 민주당과 크게 차이가 없다는 인식에다 문 후보의 지지율이 안 후보에게 여전히 뒤지긴 하지만 추세로 볼 때 승부를 걸만한 상황이 된다는 전략적 판단도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2002년 민주당의 단일화 파트너였던 정 후보가 국민통합21이라는 정당 기반을 가졌던 데 반해 안 후보는 무소속 행보를 벌이고 있다는 점도 차별화되는 부분이다.

또 2002년에는 민주당과 국민통합21이라는 쌍방 간 협상이 진행됐다면 이번에는 양측 외에도 재야 원로 등 외부의 범야권 세력이 여차하면 중재자로 나설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 다른 양상이다.

◇단일화 시기 = 문 후보 측은 대선 후보 등록이 채 한 달도 남지 않아 하루빨리 단일화 협상에 들어갈 것을 주장하지만 안 후보 측은 지금은 때가 아니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2002년의 경우 10월31일 노 후보가 “경선 정식제안 땐 검토” 발언을 한 이후 단일화 정국으로 급속히 빨려 들어갔지만 실제로 양측이 예비협상 테이블에 앉은 것은 11월8일, 공식 협상이 개시된 날은 11월9일이었다.

11월17일 세부절차의 타결을 봤지만 여론조사 유출공방이 벌어지면서 없던 일이 됐고, 11월19일 2차 협상단이 구성돼 22일 최종 협상안이 타결됐다. 그날 밤 두 후보의 TV토론을 거쳐 24일 여론조사를 실시해 밤 12시 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안 후보 측이 정책 종합발표가 끝나는 11월10일 이후 단일화를 염두에 두고 있음을 감안하면 협상 개시일만 놓고 보면 2002년에 비해 많이 늦은 것은 아니라는 해석도 나온다.

다만 2002년 노 후보가 단일화 수용의사를 밝힌 후 공식협상 개시까지 열흘 가량 걸렸다는 점에 비춰보면 시간이 빠듯하다는 주장이 나올 수 있다.

문 후보 측은 이번에는 단일화 방식 외에 정치쇄신 방안, 정책공조 등 협의할 부분이 많아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따라서 11월10일 이전이라도 양측이 실무테이블을 꾸려 공식협상을 대비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단일화 방식과 정책연합에 대해 동시다발적인 협상을 진행할 수 있고, 이미 2002년, 지난해 서울시장 보궐선거 단일화의 경험이 축적돼 있어 마음만 먹으면 일정은 얼마든지 단축할 수 있다는 반론이 나온다.

협상이 지연될 경우 후보등록일인 11월25일 이후에도 단일화가 가능하기 때문에 지나치게 조급해할 필요가 없다는 주장도 있다.

◇단일화 방식 = 2002년 방식은 1회 TV토론 후 여론조사였다. 당시 설문은 이회창 후보 지지자를 제외한 응답자에게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와 경쟁할 단일후보로 노무현 후보와 정몽준 후보 중 누구를 지지하십니까”라고 묻는 지지도 조사였다.

현재 문 후보 측은 서울시장 보궐선거 때 ‘박원순-박영선’ 단일화 경험에 비춰 여론조사, 배심원제, 현장ㆍ모바일투표 등 크게 세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여론조사의 경우 지지도, 적합도, 경쟁력 조사 등이 거론된다. 서울시장 보궐선거 때는 적합도와 경쟁력을 조사해 이를 평균하는 방식이 적용됐고, 반영비율은 30%였다.

배심원제는 연령별ㆍ지역별 인구분포를 토대로 배심원단을 뽑아 TV토론을 보게 한 뒤 지지후보를 선택하는 방식으로 30% 반영됐다.

배심원단 선정은 지난해처럼 무작위로 선출해 당사자에게 알려주는 방식과, 배심원단 신청을 받은 뒤 추첨하는 방식이 있다. 후자의 경우 배심원 참여도를 높이는 장점이 있지만 특정후보 지지층이 대거 신청하면 공정성 논란이 생길 수 있어 전자가 타당하다는 견해도 적지 않다.

지난해 40%가 반영됐던 현장ㆍ모바일투표는 유권자의 신청을 받아 국민경선을 치르는 방식이다. 다만 신청기간과 신원확인 등 검증기간을 감안할 때 준비에만 최소 일주일 이상 걸려 협상타결이 늦어질 경우 도입이 쉽지 않다.

정당 기반의 문 후보가 상대적으로 조직력에서 앞선다는 분석에 따라 안 후보 측이 부담을 느낄 것이라는 관측이 있다. 문 후보 측에서는 현장투표가 어렵다면 모바일투표라도 하자는 얘기가 나온다.

그러나 담판을 통한 단일화 방식이 열려 있고, 정반대로 단일화 자체가 성사되지 못할 수 있어 아예 경선이 실시되지 않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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