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자제’ 무시한 한국여성…세금으로 국내 송환 땐 또 논란

‘여행자제’ 무시한 한국여성…세금으로 국내 송환 땐 또 논란

이경주 기자
이경주 기자
입력 2019-05-12 22:38
수정 2019-05-13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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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긴급구난활동비’ 지원 검토

외교부 “건강 양호… 조속한 귀국 원해”
귀국항공비·현지치료비 등 지원 가능성
가족에 위치 안 알려 ‘주의 부족’ 지적도
文대통령, 마크롱에게 사의·애도 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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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부르키나파소 남부에서 무장세력에 납치됐다가 프랑스 특수부대에 의해 구출된 한국인 여성(앞줄 왼쪽)이 11일(현지시간) 파리 근교 빌라쿠블레 군비행장에 도착한 직후 굳은 얼굴의 에마뉘엘 마크롱(오른쪽) 대통령 등 프랑스 정부 고위 인사들의 마중을 받으며 활주로를 걸어나오고 있다.  빌라쿠블레 AP 연합뉴스
아프리카 부르키나파소 남부에서 무장세력에 납치됐다가 프랑스 특수부대에 의해 구출된 한국인 여성(앞줄 왼쪽)이 11일(현지시간) 파리 근교 빌라쿠블레 군비행장에 도착한 직후 굳은 얼굴의 에마뉘엘 마크롱(오른쪽) 대통령 등 프랑스 정부 고위 인사들의 마중을 받으며 활주로를 걸어나오고 있다.
빌라쿠블레 AP 연합뉴스
서아프리카 부르키나파소에서 피랍됐다가 프랑스군에 의해 구출된 한국여성 A씨의 귀국 항공비와 치료비 등 비용을 우리 정부가 세금으로 지원할지에 대해 곧 논의에 들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개인의 해외여행 중 과실을 국민 혈세로 지원하는 게 과연 적절한지를 놓고 논란이 예상된다.

외교부 관계자는 12일 “프랑스 군병원이 A씨에 대해 건강검진을 한 결과 특별한 이상은 없고 심리치료 및 경과에 따라 이번주 초에 퇴원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긴급구난활동비 지원 여부도 곧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긴급구난활동비는 한국민의 국내 후송이 ‘긴급하게’ 필요할 때 항공료, 현지치료비, 체제비 등을 정부에서 지원하는 제도다. 보통 무자력(경제적 능력 없음)일 때 지원하지만, 사태의 심각성 등을 고려해 유연성을 발휘할 수 있다. 이번 경우도 A씨가 무장세력의 인질로 잡혔던 점을 감안할 때 지원 가능성이 높다.

다만, 최근 들어 해외 여행사고에 대해 국가의 보장 책임만큼 개인 책임도 강조되고 있어 논란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지난해 말 한국 관광객이 미국 그랜드 캐니언에서 위험한 지역에 들어갔다가 추락했을 때도 긴급구난활동비 지원에 대해 찬반 양론이 팽팽했다. 결국 세금을 쓰는 대신 국내 항공사와 출신대학 등에서 이송 비용을 부담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A씨의 경우 정부가 경고한 위험지역을 홀로 여행한 측면이 있어 세금 지원에 더 큰 논란이 예상된다. A씨는 부르키나파소에서 베냉으로 들어가는 길목에서 무장세력에 납치된 것으로 알려졌다. 보통 해당 지역의 관광을 위해 코트디부아르의 국제공항을 이용한다는 점에서 A씨도 코트디부아르, 부르키나파소, 베냉으로 이동했을 가능성이 있다. 코트디부아르, 부르키나파소 등 이 일대는 여행자제 및 철수권고 지역이다. A씨가 위험지역을 홀로 여행하며 가족 등에게 자신의 위치를 알리지 않은 것에 대해 ‘주의가 부족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다만 A씨나 가족들이 긴급구난활동비 지원을 거부할 가능성도 있다. A씨는 조속히 귀국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아직 주프랑스 한국 대사관과 피랍 경위에 대해 자세히 면담하지 않았다.

한편 외교부는 최종문 주프랑스 대사를 통해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에게 문재인 대통령의 감사 및 애도 메시지를 전했다. 또 A씨의 치료 과정에서 통역 등 영사조력을 제공하고 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2019-05-13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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