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과 트럼프, 단 한 번의 기회

김정은과 트럼프, 단 한 번의 기회

이경주 기자
이경주 기자
입력 2018-06-10 22:58
수정 2018-06-11 0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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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오전 ‘세기의 핵담판’

북·미정상 싱가포르 잇단 도착
두 숙소 직선거리 불과 570m
트럼프 “기회 다시 오지 않을 것”
金 “싱가포르 노력 역사에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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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정상회담을 이틀 앞둔 10일 북한 김정은(오른쪽) 국무위원장이 싱가포르 창이공항에 도착해 웃으며 걸어가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리용호 외무상, 리수용 노동당 부위원장 겸 국제부장,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  싱가포르 AFP 연합뉴스
북·미 정상회담을 이틀 앞둔 10일 북한 김정은(오른쪽) 국무위원장이 싱가포르 창이공항에 도착해 웃으며 걸어가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리용호 외무상, 리수용 노동당 부위원장 겸 국제부장,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
싱가포르 AFP 연합뉴스
북한과 미국 정상이 역사상 가장 가까운 거리까지 서로 접근했다. 역사적인 북·미 정상회담을 이틀 앞둔 10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잇따라 싱가포르에 도착했다. 김 위원장의 숙소인 세인트리지스호텔과 트럼프 대통령의 숙소인 샹그릴라호텔은 직선거리로 불과 570m다. 한국전쟁 이후 반세기 넘게 반목해 온 북·미 정상이 실제로 대면하는 믿기 어려운 현실이 실제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동남아의 한 작은 도시국가에 전 세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2일 오전 9시(한국시간 10시) 사상 첫 북·미 정상회담이자 북 비핵화 문제를 다룰 ‘세기의 담판’을 앞두고 10일 오후 2시 36분(한국시간 3시 36분) 김 위원장이 먼저 에어차이나 소속 보잉 747기 항공기를 타고 싱가포르 창이공항에 도착했다.

김 위원장은 숙소인 세인트리지스호텔로 이동해 여장을 푼 뒤 저녁에 대통령궁인 이스타나궁을 찾아가 리셴룽 싱가포르 총리를 만났다. 이 만남에서 김 위원장은 “역사적 (북·미) 회담인데 (싱가포르 정부가) 훌륭한 조건을 제공해 주시고 편의를 제공해 줬다”며 “조·미(북·미) 상봉이 성과적으로 진행되면 싱가포르 정부의 노력이 역사적으로 영원히 기록될 것”이라며 감사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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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0일 밤 싱가포르 파야 레바르 공군기지에 도착해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는 모습.  싱가포르 AF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0일 밤 싱가포르 파야 레바르 공군기지에 도착해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는 모습.
싱가포르 AFP 연합뉴스
이날 저녁 8시 27분(한국시간 9시 27분)쯤에는 트럼프 대통령도 싱가포르 파야 레바르 공군기지에 도착했다. 전용기에서 내린 트럼프 대통령은 정상회담 전망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매우 좋다”(very good)고 답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후 숙소로 알려진 샹그릴라호텔로 이동해 휴식을 취했다.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의 숙소는 마음만 먹으면 12일 정상회담에 앞서 불시에 언제든 식사를 할 수도 있는 거리라고 현지 외교소식통들은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1일 리 총리를 만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전날 트럼프 대통령은 싱가포르로 떠나기 직전 캐나다 퀘벡주 샤를부아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의 기자회견에서 북·미 정상회담을 ‘평화의 임무’(mission of peace)로 규정하고 “북한을 위대하게 만들 기회는 다시 오지 않을 것이며, 단 한 번뿐인 기회(one-time shot)”라고 압박했다.

또 비핵화 진정성을 가늠하는 데 “1분 이내면 알아차릴 수 있다. 김 위원장이 진지하지 않다는 느낌이 들면 대화를 계속 이어 가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북한 매체는 김 위원장의 싱가포르행 출발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

지난달 27일부터 판문점에서 의제 조율을 위한 실무 회담을 이어 온 성 김 주필리핀 미국 대사와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은 11일까지 싱가포르 현지에서 막바지 조율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12일 북·미 정상회담 결과에 따라 문재인 대통령이 참여하는 남·북·미 종전선언이 싱가포르에서 이어질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는 상태다.

싱가포르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싱가포르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2018-06-11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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