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대화 제의’에도 ICBM급 ‘화성-14호’ 발사 감행한 김정은

문재인 정부 ‘대화 제의’에도 ICBM급 ‘화성-14호’ 발사 감행한 김정은

오세진 기자
입력 2017-07-30 10:13
수정 2017-07-30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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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지난 4일에 이어 지난 28일 늦은 밤에 기습적으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4형’을 발사하면서 도발 수위를 높이고 있다. 특히 문재인 정부가 남북적십자회담과 남북군사당국회담을 제의한 상황에서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하면서 한반도 긴장 완화 기대를 저버렸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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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28일 밤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참관한 가운데 대륙간 탄도미사일급 ’화성-14’형 미사일 2차 시험발사를 실시했다고 지난 29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28일 밤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참관한 가운데 대륙간 탄도미사일급 ’화성-14’형 미사일 2차 시험발사를 실시했다고 지난 29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북한은 이번 미사일 발사가 미국을 겨냥했다는 점을 분명히 밝혔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은 28일 밤 화성-14형 2차 시험발사를 참관하면서 “이 정도면 미국의 정책 입안자들이 우리 국가를 감히 건드리는 날에는 미국이라는 침략국가도 무사할 수 없으리라는 것을 제대로 이해하였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지난 29일 보도했다.

이번에 고각으로 발사된 화성-14형은 최고 고도 3724.9㎞, 비행거리 998㎞를 기록해 30∼45도의 정상 각도로 쏠 경우 사거리는 9000∼1만㎞에 달할 것으로 분석됐다. 시험발사 장소인 자강도에서 정상 각도로 쏜다면 미국 동부와 남부 지역을 제외한 미 본토 상당 부분이 사정권에 들어간다. 로스앤젤레스를 비롯한 미국 서부 연안 대도시는 물론, 5대호 주변 시카고와 같은 대도시도 북한의 핵공격에 노출될 수 있다고 연합뉴스가 30일 보도했다.

이렇게 미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미사일 기술을 북한이 보유하면서 한반도 유사시 미국이 한반도에 증원 전력을 파견하지 못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미국의 확장 억제력이 축소되면서 이를 기반으로 하는 한미동맹도 흔들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북한의 화성-14형 발사 직후 발표한 성명에서 “미국 국토의 안전을 보장하고 역내 동맹국을 보호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에 대한 굳건한 방위공약을 재확인하면서 한미동맹의 균열을 막기 위한 발언으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미국은 또 북한의 대형 도발에 대한 대응으로 곧 장거리전략폭격기를 비롯해 광범위한 파괴력을 갖춘 전략무기를 한반도에 잇따라 전개할 방침이다. 이 또한 미국의 방위공약을 행동으로 확인하는 조치로 볼 수 있다. 미국이 최근 공개적으로 미사일 방어체계의 능력을 입증함으로써 북한의 핵공격 위협 무력화를 시도하는 양상을 보이는 것도 주목할 만하다.

미국은 지난 4일 북한의 화성-14형 1차 시험발사 약 1주일 만인 지난 11일 화성-14형의 사정권에 드는 알래스카주에서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로 중장거리탄도미사일(IRBM) 요격시험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앞서 지난 5월 말에는 북한이 IRBM인 화성-12형을 발사한 지 약 보름 만에 캘리포니아주 반덴버그 공군기지에서 지상 기반 요격미사일(GMD)로 ICBM 요격시험에 성공했다.

미국은 현지시간으로 29∼30일 알래스카주에서 또 사드 요격시험을 할 예정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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