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에 “걱정 말라” 시그널… 연내 배치완료 관측

美에 “걱정 말라” 시그널… 연내 배치완료 관측

박홍환 기자
입력 2017-06-21 22:30
수정 2017-06-22 0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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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발행된 워싱턴포스트 인터뷰에서 주한미군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와 관련해 언급한 내용을 종합하면 결국 ‘사드 연내 배치 완료’라는 한·미 간 합의를 중시한다는 것이다. 문 대통령은 환경영향평가 등의 절차를 밟는 것이 결국 연기나 철회하려는 것 아니냐는 미국 측의 의구심을 불식시키면서 “걱정하지 말라”는 신호를 보낸 것으로 해석된다. 이에 따라 사드 배치는 연내 완료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소규모가 아닌 정상적인 환경영향평가를 제대로 실시한다면 사계절을 거치며 사드 포대가 주변 환경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세밀하게 따져봐야 한다. 청와대 한 관계자는 괌 사드 포대 예를 들며 23개월 이상 걸릴 수 있다는 뉘앙스를 내비치기도 했다. 게다가 주민공청회 등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성주 지역의 거센 반대 여론에 부딪힐 수밖에 없다. 청와대가 국방부에 적정한 환경영향평가를 받도록 하라고 지시한 직후 사드 배치 연기론 또는 철회론이 나온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하지만 문 대통령은 이날 인터뷰에서 “환경영향평가를 받는다는 것이 우리가 배치를 연기하거나 결정을 뒤집는다는 뜻은 아니다”라고 분명히 밝혔다. 또 사드 배치는 정당한 법 절차를 거쳐야 한다고 강조하면서도 “사드 배치 결정은 전임 정부가 한 것이지만 나는 그 결정을 가볍게 받아들이지 않을 것을 명확히 했다”며 전임 정부 때 이뤄진 한·미 간 사드 연내 배치 합의를 중시한다는 뜻을 내비쳤다.

정부는 그동안에도 비슷한 시그널을 여러 차례 미국 측에 보냈다. 한민구 국방부 장관은 이달 초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시아안보회의 기간 중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장관을 만나 “사드와 관련한 한국 정부의 조치는 기존의 결정을 바꾸려거나 미측에 다른 메시지를 전하려는 것이 아니다. (사드 문제는) 한·미 동맹의 정신으로 해결하고자 한다”는 우리 정부의 공식 입장을 전한 바 있다. 결국 전임 정부가 법 절차를 무시해 가며 비정상적으로 앞당기려 했던 사드 배치 문제를 현 정부는 절차적 정당성을 갖춰 가면서 당초 합의대로 올해가 가기 전에 끝내겠다는 방침을 미국 측에 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박홍환 전문기자 stinger@seoul.co.kr

2017-06-22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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