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까지 ‘밀실 논란’… 한·일 정보협정 서명도 비공개

끝까지 ‘밀실 논란’… 한·일 정보협정 서명도 비공개

강윤혁 기자
강윤혁 기자
입력 2016-11-23 22:56
수정 2016-11-24 0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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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 취재 막고 사진 한 장 제공… “국민 공감대 없는 추진 방증” 지적

23일 한·일 군사비밀정보보호협정(GSOMIA) 서명식이 진행된 국방부에서는 당국과 언론 사이에 ‘밀실 서명’ 논란이 벌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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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 내려놓은 사진기자들
카메라 내려놓은 사진기자들 23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 로비에서 국방부의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 조인식 비공개 방침에 항의하는 차원에서 카메라를 바닥에 내려놓은 사진기자들 사이로 나가미네 야스마사(맨 앞) 주한일본대사가 조인식장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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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민구(오른쪽) 국방부 장관과 나가미네 대사가 협정서에 사인을 하고 있는 모습. 국방부는 여론의 ‘밀실 협상’이란 비난을 의식해 협정식이 끝난 후 뒤늦게 언론에 협정식 사진을 제공했다. 국방부 제공
한민구(오른쪽) 국방부 장관과 나가미네 대사가 협정서에 사인을 하고 있는 모습. 국방부는 여론의 ‘밀실 협상’이란 비난을 의식해 협정식이 끝난 후 뒤늦게 언론에 협정식 사진을 제공했다.
국방부 제공
이날 한·일 GSOMIA 체결을 취재하기 위해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에 도착한 사진기자들은 양국 간의 합의로 서명식을 비공개로 한다는 국방부의 통보에 강하게 반발했다. 사진기자들은 한·일 GSOMIA가 국가적인 중대 사안인 만큼 언론이 직접 현장을 취재해야 한다는 논리로 서명식장에 들여보내 줄 것을 요구했으나 국방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국방부는 언론의 현장 취재를 허용하지 않기로 한 게 한·일 양국의 합의사항이라며 국방부가 자체 촬영한 사진을 한 장 제공하겠다는 방침을 고수했다.

이에 사진기자들은 일본 대표단의 도착을 앞두고 취재 불허 방침에 대한 항의의 표시로 국방부 청사 현관에 두 줄로 서서 카메라를 바닥에 내려놓았다.

이 과정에서 한·일 GSOMIA 서명 예정 시간인 오전 10시에 맞춰 도착한 나가미네 야스마사 주한 일본대사를 비롯한 일본 대표단의 청사 입장이 10여분간 지연되기도 했다. 나가미네 대사는 청사 현관에 놓인 수십대의 카메라 사이를 지나가며 약간 당황한 듯한 표정을 지었으나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은 채 곧장 서명식장으로 올라갔다.

한·일 양국이 GSOMIA 서명식을 비공개로 진행한 것은 협정에 대한 국내 여론의 반발을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 2012년 GSOMIA 추진 당시에도 체결 직전 무산됐던 경험 때문에 사진기자가 사진을 어떻게 찍느냐에 따라서 불필요한 논란을 일으킬 수도 있다고 본 것이다.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2016-11-24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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