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길재 “北신년사, 대남 제의로 해석될 여지 없어”

류길재 “北신년사, 대남 제의로 해석될 여지 없어”

입력 2014-01-02 00:00
수정 2014-01-02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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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張처형 후 빠르게 안정…우리가 내민 신뢰의 손 잡아야”

류길재 통일부 장관은 2일 북한이 전날 신년사에서 남북관계 개선 의지를 밝힌 것에 대해 “그런 표현을 갖고 무엇을 제의했다고 해석될 여지는 별로 없다고 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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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길재 장관 신년사
류길재 장관 신년사 류길재 통일부 장관이 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통일부 시무식에서 신년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류 장관은 이날 새해를 맞아 가진 기자 간담회에서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전날 ‘북남 사이 관계개선을 위한 분위기를 마련해야 한다’고 밝힌 것이 우리 측에 사실상 대화 제의를 한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류 장관은 “이번 신년사의 가장 큰 특징은 레토릭(정치적 수사)이 강하지 않다는 것”이라며 “어떤 의도를 가졌는지 모르겠지만 차분하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분석했다.

또 “김일성 때는 신년사가 나오면 현실에 관철시키기 위한 움직임이 실제로 있었었지만 (김정일 이후) 공동사설부터는 실제 전개되는 걸 보면 상관성이 있나(할 정도로 정합성이 떨어졌다)”라고 말했다.

류 장관은 개성공단을 놓고 남북이 진행 중인 협의에 대해서 “지금은 북한과도 보조가 조금 맞는 것 같다. 같이 얘기하면 하나씩 주고받으면서 가는 것 같다”라면서 “좀 더 많은 약속을 하고 그것이 이행되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류 장관은 통일부 시무식에서 “북한 당국이 우리 대한민국이 내미는 화해와 협력, 평화, 신뢰의 손을 하루빨리 잡는 게 필요하다”며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는 우리가 북한을 이끌고 주도하겠다는 프로세스가 아니고 함께 가고, 함께 신뢰 쌓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장성택 처형과 관련, “최근 북한 내부에서 격변이 있었지만 빠른 속도로 안정을 찾아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그렇지만 객관적으로 볼 때 북한이 처한 여러 상황, 조건을 감안할 때 북한 내부에 잠재적으로 불안정 요소가 지속할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또 “북한 지도부는 과거 수십 년 동안 계속 외부 위협을 강조해 내부를 단도리(단속)하는 정책을 지속해왔지만 지금 세상에서는 그렇게 할 수가 없다”며 북한에 대해 고립에서 탈피해 국제사회로 나오라고 촉구했다.

류 장관은 “예전 한 미국 역사학자가 북한 정권을 혁명적 유아론이라는 표현으로 묘사한 적 있듯이 자기만 생각하는 유아적 생각을 갖고는 지탱해나갈 수가 없는 세상”이라며 “자주, 주체 이런 것들도 국제사회와 섞여 살아야 의미 있는 것이지 외진 곳에서 자주, 주체를 외치는 건 진정한 자주나 주체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밖에 북한이 19세기 조선이 택한 방식을 고집하면 북한 정권의 잠재적 불안정성이 계속될 수밖에 없다면서 북한이 먼저 핵무기를 내려놓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핵무기를 내려놓으면 우리로부터 진지한, 진정한 협력을 얻을 수 있다”며 “냉정히 현실을 볼 때 북한이 제대로 된 경제 발전을 선택하려고 한다면 제대로 된 도움을 줄 수 있는 나라는 대한민국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류 장관은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와 관련, “(통일을 위해서는) 일본, 러시아 등 기타 나라와의 협력도 매우 중요한데 이런 점에서 최근 일본 위정자들이 엇나가는 건 대단히 안타까운 일”이라며 “일본 지도자들이 긴 시야로 미래를 내다보고 정치 행보를 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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