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적 목적’에 방점 두면 17일 전후 예상전문가 “일반적으로 예고기간 초반에 쏘는 게 상식”
북한이 이달 10∼22일 중에 장거리 로켓을 발사하겠다고 예고한 후 실제 발사일이 언제일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북한이 발사를 예고한 기간에 한국에서는 대선(19일)이, 일본에서는 총선(16일)이 예정돼 있어 실제 발사 시점에 따라 국내외 정세에 미칠 파고가 다소 달라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전문가 사이에서도 발사 예상날짜를 놓고 전망이 엇갈리지만, 다수의 전문가는 김정일 국방위원장 1주기인 이달 17일 전후가 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북한이 로켓 발사의 성공 가능성을 가장 중요하게 본다면 실제 발사 날짜는 이달 10∼13일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일부의 분석도 있다.
3일 군 당국 등에 따르면 현재까지 북한은 로켓을 발사할 수 있는 준비를 완료하지 못했다.
발사 추진체와 로켓 연료 등이 이미 동창리 기지로 이동했고 이 기지 내에서 미사일이 조립되고 있다는 정황 등이 포착됐지만, 실제로 로켓을 발사하려면 최소한 1주일 이상이 더 필요한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로켓이 발사대에 거치되고 연료 주입이 이뤄져야 로켓 발사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로켓을 발사하기 5∼7일 전에는 로켓이 발사대에 자리 잡고 있어야 한다고 전문가들이 지적했다.
로켓 발사 날짜는 북한이 이번 발사 목적의 우선순위가 어디에 있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이번 로켓 발사 목적은 크게 세 가지 정도로 추정된다.
상당수 전문가는 북한 내부적인 필요에 따라 이번 로켓 발사 계획이 결정됐다고 본다. 김정일 위원장 1주기를 맞아 추모 분위기를 대대적으로 띄우면서 ‘백두혈통’의 적통인 김정은 체제에 대한 주민 충성심을 결집하려 한다는 것이다. 북한이 지난 1일 로켓 발사를 예고하면서 ‘김정일 유훈’을 유난히 강조한 것도 이런 추정의 근거가 되고 있다.
북한이 앞서 지난 4월 발사한 장거리 로켓 역시 김일성 주석 100회 생일(4·15)을 앞두고 발사했다는 점에서도 이번 로켓 발사가 김 위원장 1주기 추모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분석에 힘을 실어준다.
백승주 국방연구원 연구위원은 “이번 로켓 발사는 김정은 체제를 기념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며 “실제 발사날짜는 17일을 전후한 16일이나 18일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김희상 한국안보문제연구소 이사장 역시 “북한이 현재 군인 숙청 등으로 매우 불안정한 상황인데 (로켓 발사는) 김정은 체제의 권위를 세우는데 가장 큰 목적이 있다”며 날씨 등을 고려해 17일과 근접한 날을 고를 것으로 예상했다.
또 17일을 전후한 기간은 이번 로켓 발사가 남한 대선과 일본 총선 등에 영향을 미치려는 데 목적이 있다고 가정할 때에도 가장 유력한 로켓 발사 날짜로 꼽힌다.
17일은 남한의 대선을 이틀 앞둔 시점이어서 대선에 대한 영향력을 극대화할 수 있고 일본 총선 역시 발사 준비 기간에 포함돼 있어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북한이 ‘순수하게’ 이번 로켓 발사의 성공 가능성을 최우선 순위에 두고 있다면 발사 날짜는 10∼22일 중 초기(10∼13일)가 될 가능성이 있다.
장영근 한국항공대 항공우주 및 기계공학부 교수는 “위성 발사 날짜를 10∼22일로 잡아 민간기구 등에 통보하면 기상이 안 좋거나 기술적인 문제가 없는 한 예정기간의 첫날 쏘는 것이 상식이다. 하지만 북한은 정치적인 이유로 발사 날짜를 잡는 것 같다”고 말했다.
북한은 지난 4월 12∼16일 로켓을 발사하겠다고 예고했는데 발사예고 첫날인 12일 기상 등에 아무런 문제가 없었는데도 불구하고 하루가 지난 4월13일에 실제 발사가 이뤄졌다는 것이다.
4월13일은 우리의 국회 격인 최고인민회의가 김정일 위원장 사망 이후 처음 열린 날로, 최고인민회의는 이날 김정은 당 제1비서를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에 추대했다.
장 교수는 북한이 로켓 발사 시간을 오전 7시∼정오로 맞춘 데 대해서는 “북한이 쏜다고 하는 인공위성은 500㎞ 고도에서 ‘태양 동기궤도’를 돌게 되는데 오전이 태양 전지판을 펼쳐 태양빛을 바로 받을 수 있는 시간대이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