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의원 외교 보고서는 ‘표절 백화점’

[단독] 의원 외교 보고서는 ‘표절 백화점’

입력 2015-01-21 00:12
수정 2015-02-02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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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시찰 보고서 75건 전수조사…5건 중 4건 짜깁기 의심·위험 수준

국회의원들이 해외 시찰 후 제출하는 보고서의 5분의4가량이 ‘표절 의심’ 또는 ‘표절 위험’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20일 서울신문이 표절 검사 서비스인 카피킬러를 활용해 지난해 국회 사무처 홈페이지에 공개된 의원외교 보고서 75건을 전수조사한 결과 표절률이 5% 미만인 것은 15건뿐이었다. 5~10%는 26건, 11~20%는 18건, 21~29%는 4건이며 표절률이 30%를 넘는 경우도 7건으로 조사됐다. 5건은 파일 손상 등의 이유로 검사가 되지 않았다. 그간 의원외교 보고서가 ‘짜깁기’라는 의심은 많았지만 실제 표절률 검사를 한 것은 처음이다.

표절률은 다른 문서와의 유사도를 수치화한 것으로 수치가 높을수록 다른 문서와 같거나 비슷한 표현이 많다는 의미다. 표절률 관련 법적 기준은 없으나 한국대학교육협의회는 대입 자기소개서의 경우 표절률 5% 미만은 ‘안전’, 5% 이상은 ‘의심’, 30% 이상은 ‘위험’으로 분류하고 있다. 이 기준에 따르면 이번에 조사한 보고서 중 15건(21.4%)은 안전, 48건(68.6%)은 표절 의심, 7건(10.0%)은 표절 위험에 해당한다.

표절률이 가장 높게 나온 것은 새누리당 A·새정치민주연합 B 의원이 2013년 말 인도네시아를 다녀온 뒤 제출한 ‘제9차 세계무역기구(WTO) 각료회의 중 의원회의 참석 결과 보고서’로 46%였다. 이어 전여옥 전 한나라당 의원이 제출한 ‘고(故) 니시오카 다케오 일본 전 참의원 의장 장례 참석을 위한 국회대표단 일본 방문 결과 보고서’가 45%였다.

카피킬러 측 김희수 이사는 “최종 판단은 해당 기관이 조사·결정하지만 대개 표절률 20~30%만 돼도 학교나 연구기관에서는 받아들여질 수 없는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한 의원은 “국제 행사의 경우 정해진 틀이 있어서 매년 유사한 부분이 많은데 이를 표절률 개념으로 따지는 건 무리”라고 해명했다. 가상준 단국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면피용 보고서보다는 실질적인 성과나 정책 제안을 공유하는 다양한 보고 활동을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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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2015-01-21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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