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위 성격·전대 룰 보면 ‘與의 미래’ 보인다

비대위 성격·전대 룰 보면 ‘與의 미래’ 보인다

이민영 기자
이민영 기자
입력 2024-04-21 16:22
수정 2024-04-21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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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선자 “실무형” 낙선자 “혁신형” 충돌
“당심 100% 전대 탓 민심 반영 못해” 목소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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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심 앞에 고개숙인 여당
민심 앞에 고개숙인 여당 지난 총선에서 낙선한 국민의힘 후보들이 19일 국회에서 열린 원외조직위원장 간담회를 마치고 카메라를 향해 사죄 인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이 총선 참패 이후 수습 방안을 두고 혼란을 거듭하는 가운데, 비상대책위원회의 성격과 당원 100%의 뜻으로 선출하는 당대표 선거에 민의를 반영할지가 ‘혁신의 가늠자’가 될 전망이다. 앞서 당 지도부와 당선인들은 ‘실무형 비대위’에 이은 전당대회 개최에 힘을 실었지만, 낙선자들은 ‘혁신형 비대위’를 통한 ‘즉시 개혁’을 요구했다.

국민의힘은 22일 국회에서 당선자 총회를 재차 열고 비대위 구성에 대한 의견을 수렴한다. 지난 15일 4선 중진 당선자 간담회, 16일 당선자 총회를 거치며 윤재옥 원내대표를 중심으로 하는 ‘실무형 비대위’ 구성으로 의견이 모아졌다. 그러나 19일 낙선자 총회에서 ‘혁신형 비대위’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분출했다. 유상범 의원은 21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난번 당선자 총회에서 실무형 비대위를 구성해 조속한 전당대회로 새로운 리더십을 빨리 구축하자는 것이 지배적이었다”면서도 “낙선한 원외위원장의 모임에서 (다른) 의견이 있었기 때문에 모르겠다”고 밝혔다.

수도권 낙선자들은 혁신형 비대위에 힘을 실었다. 정승연(인천 연수갑) 당협위원장은 이날 통화에서 “위기 상황이고 변화가 필요한 상황에서 혁신 비대위로 가는 게 맞다”며 “수도권 중심으로 개혁적인 인물들이 전면에 서야 한다. 혁신적인 마인드를 가진 당 지도부가 들어서야 수도권 참패를 딛고 변화하는 당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병민(서울 광진갑) 당협위원장도 “4년 전 김종인 비대위가 혁신의 전권을 쥐고 출범한 것처럼, 혁신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비대위원장을 모셔 와야 한다”며 “당과 정부의 동반 쇄신이 아니고서는 국민이 감흥을 느끼지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반면 배현진(서울 송파을) 의원은 “빨리 전당대회를 치러서 수도권의 트렌드를 읽을 수 있는 지도부를 세우는 게 시급하다”며 “비대위를 오래 하겠다는 것은 ‘시간을 벌어보겠다’는 것밖에 안 된다”고 지적했다.

‘당심 100%’로 규정된 전당대회 룰 변경도 관심사다. 여당은 김기현 대표가 선출된 지난해 3월 전당대회에서 경선 룰을 기존의 ‘당원투표 70%+여론조사 30%’에서 ‘당원투표 100%’로 바꿨다. 이에 대해 당원의 약 40%가 영남에 치중돼 있어 수도권 민심이 반영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유 의원은 “변경해야 한다면 언제든지 변경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절대적인 룰이 아니다”라고 했다. 정 위원장은 “수도권 여론을 충분히 받아들이지 못해서 참패한 건데, 당심과 민심을 7대 3 정도로 바꿀 필요가 있다”며 “지금처럼 당심 100%로 하면 ‘영남 자민련’으로 만족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다만 홍준표 대구시장이 ‘당대표 선거는 당원 100%가 맞다’고 주장하고 나서면서 기존 규칙대로 전당대회를 치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홍 시장이 최근 윤석열 대통령과 만찬을 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당원 100%’를 고수하는데 윤심(尹心)이 실려 있다는 해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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