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자가 운명’ 내몰린 두 대표… 사즉생 승부수, 문제는 타이밍

‘십자가 운명’ 내몰린 두 대표… 사즉생 승부수, 문제는 타이밍

명희진 기자
입력 2023-11-22 02:26
수정 2023-11-22 0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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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내 불출마·험지 요구 거세져
김기현, 전략적 시기 등 저울질
이재명, 인천 계양 사수 관측 속
불출마 후 승리 ‘이해찬 길’ 주목

국민의힘 김기현(왼쪽) 대표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오른쪽) 대표.
국민의힘 김기현(왼쪽) 대표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오른쪽) 대표.
내년 4월 총선을 5개월 남짓 앞두고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향한 ‘십자가론’이 들끓고 있다. 두 사람의 행보는 민생정책에 바쁘지만 정치 혁신 발언은 삼가는 이른바 ‘정중동’이다. 역대 당 대표들이 총선 분위기가 가장 뜨거울 때 험지 출마 등으로 인적 쇄신의 승부수를 던졌다는 점에서 효과를 극대화할 시점을 계산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회의 ‘용퇴’ 압박이 이어진 21일에도 김 대표는 침묵했다. 한 지역 언론이 김 대표가 지역구(울산 남구을)를 고수할 것이란 박성민 전 부총장의 인터뷰를 보도한 데 대해서도 김 대표는 “그런 건의가 있어 숙고하겠다는 취지”라며 확답을 피했다.

당에서는 김 대표가 한 달 안에 방향을 잡고 불출마 또는 험지 출마를 결정해야 한다는 게 중론이다. 문제는 ‘타이밍’이다. 혁신위는 다음달 10일 전후를 적절한 시기로 보고 있지만 김 대표 측은 전략적으로 내년 1월은 돼야 판단을 내릴 수 있다는 입장이다.

19대 총선에서 지역구를 내려놓은 박근혜 당시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비대위원장의 결단은 성공 사례로 꼽힌다. 그는 내리 4선을 한 대구 달서군 출마를 반려하고 ‘비례 11번’으로 나섰다. 이후 홍준표, 이상득, 홍사덕 의원 등의 불출마로 과감한 ‘물갈이’에 성공해 승기를 잡았다. 다만 인지도와 계파가 있었던 박근혜 전 대통령 사례와 김 대표를 단순 비교하긴 어렵다는 평가다. 이와 함께 당에선 김 대표가 불출마를 택하고 총선에 헌신한 뒤 내각으로 들어가는 방안도 나온다.

민주당에서도 비명(비이재명)계와 혁신계를 중심으로 이 대표가 험지에 출마하거나 불출마해야 한다는 요구가 분출하고 있다. 사법리스크가 여전한 상황에서 공천 물갈이와 도덕성 경쟁에서 국민의힘에 밀릴 수 있다는 위기의식인 셈이다.

‘원칙과 상식’ 소속인 이원욱 의원 등은 이 대표의 고향인 경북 안동 출마를 촉구했고, 친이낙연계인 신경민 전 의원은 전날 방송에서 “(내년 총선) 불출마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고 했다.

민주당에서는 2020년 21대 총선 당시 이해찬 대표가 일찌감치 불출마를 선언한 뒤 압도적 승리를 이끈 사례가 있다. 현재로서는 이 대표가 ‘인천 계양을’ 지역구를 사수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다만 홍익표 원내대표는 이날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주최 편집인 포럼에서 “이 대표가 어디로 갈 건지는 큰 틀의 전략과 구도가 정해진 다음에 생각할 일”이라고 했다.
2023-11-22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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