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지키려 서울 포기? 대꾸할 가치 없다…미국 약속은 철통”

“워싱턴 지키려 서울 포기? 대꾸할 가치 없다…미국 약속은 철통”

권윤희 기자
권윤희 기자
입력 2023-05-30 14:38
수정 2023-05-30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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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 러캐머라 한미연합군사령관 겸 주한미군사령관
한국국방연구원 국방포럼 특별강연자 참석
“워싱턴 지키려 서울 포기? 대꾸할 가치 없다”
“미국의 약속은 철통…제발 의심하지 말아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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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연합사령관, 국방포럼 강연
한미연합사령관, 국방포럼 강연 폴 러캐머라 한미연합사령관이 30일 오전 서울 중구 더 플라자 호텔에서 한국국방연구원(KIDA) 주최로 열린 제62회 국방포럼에서 강연하기 위해 단상으로 향하고 있다. 2023.5.30 연합뉴스
폴 러캐머라 한미연합군사령관 겸 주한미군사령관은 30일 미국의 한국에 대한 방위 공약은 철통같다며 이를 의심하지 말아 달라고 당부했다.

러캐머라 사령관은 이날 오전 서울 중구 더플라자 호텔에서 열린 제62회 한국국방연구원(KIDA) 국방포럼에 특별강연자로 참석, “서울을 위해 로스앤젤레스나 워싱턴을 포기할 것인가와 같은 논쟁은 언급할 가치조차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미국의 확장억제 공약에 대해 굳이 의심하겠다면 ‘의심할 필요 없다. 믿어라’고 답하겠다”며 “현재 이곳(한국)에 사는 미국인의 수, 이 나라(한국)를 지키기 위해 목숨을 바친 군인의 수, 이 땅에서 근무한 군인의 수, 그리고 가족 또는 지인과 함께 이곳에 온 사람의 수를 (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제발 미국의 약속에 의문을 가지지 말아 달라”고 재차 당부했다.

북한의 핵위협이 커지면서 일각에서는 ‘미국이 북한에 핵공격을 당할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한국을 지킬 것인가’라는 의문까지 제기된 상황이다. 만일 미국이 북한으로부터 직접적인 핵공격을 받는 상황이 발생하면 우리나라에 대한 확장억제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수 있단 이유에서다.

‘확장억제’란 미국이 적대국의 핵·미사일 위협으로부터 동맹국을 보호하기 위해 핵능력과 재래식전력, 미사일방어능력 등 억제력을 미 본토 방위에 상응하는 수준으로 제공하는 개념을 말한다.

이와 관련해 러캐머라 사령관은 “우리 동맹은 70년간 굳건했다”며 “지속적인 위협 앞에서 한국에 대한 미국의 약속은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칭기즈칸은 화살 하나는 부러뜨릴 수 있지만 여러 발의 화살 뭉치는 부러뜨릴 수 없다고 말했다”며 “하나의 깃발 아래 같이 갑시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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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 러캐머라 한미연합군사령관이 30일 오전 서울 중구 플라자 호텔에서 열린 제62회 한국국방연구원(KIDA) 국방포럼에서 ‘한미동맹 70주년 : 행동하는 동맹’을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이날 행사는 한미동맹 70주년을 맞아 한반도 안보상황 속 한미동맹의 의미와 중요성을 조망하기 위해 마련됐다. 2023.5.30 뉴스1
폴 러캐머라 한미연합군사령관이 30일 오전 서울 중구 플라자 호텔에서 열린 제62회 한국국방연구원(KIDA) 국방포럼에서 ‘한미동맹 70주년 : 행동하는 동맹’을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이날 행사는 한미동맹 70주년을 맞아 한반도 안보상황 속 한미동맹의 의미와 중요성을 조망하기 위해 마련됐다. 2023.5.30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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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 러캐머라 한미연합군사령관이 30일 오전 서울 중구 플라자 호텔에서 열린 제62회 한국국방연구원(KIDA) 국방포럼에서 ‘한미동맹 70주년 : 행동하는 동맹’을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이날 행사는 한미동맹 70주년을 맞아 한반도 안보상황 속 한미동맹의 의미와 중요성을 조망하기 위해 마련됐다. 2023.5.30 뉴스1
폴 러캐머라 한미연합군사령관이 30일 오전 서울 중구 플라자 호텔에서 열린 제62회 한국국방연구원(KIDA) 국방포럼에서 ‘한미동맹 70주년 : 행동하는 동맹’을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이날 행사는 한미동맹 70주년을 맞아 한반도 안보상황 속 한미동맹의 의미와 중요성을 조망하기 위해 마련됐다. 2023.5.30 뉴스1
러캐머라 사령관은 연설에서 북한이 지난 5개월 동안 탄도미사일을 20여회 발사하고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에 탑재하기 위해 핵능력도 고도화하는 등 동북아시아와 전 세계 평화를 위협해왔다고 지적했다.

그는 “북한은 말보다 행동”으로 위협 수위를 높이고 있다며 “대한민국에 대한 확장억제 공약은 ‘워싱턴 선언’에 명시돼 있듯 미국이 갖고 있는 모든 능력으로 뒷받침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지난달 정상회담에서 미국의 확장억제 공약 강화를 주요 내용으로 하는 ‘워싱턴 선언’을 발표했다.

러캐머라 사령관은 미군이 ▲북한의 위협에 대비해 지상·해상·공중뿐만 아니라 사이버·우주 등 다양한 영역에서 관련 훈련을 수행할 것이며 동시에 ▲전략자산의 정례적인 한반도 전개 및 한미 핵협의그룹(NCG)을 통해 확장억제를 강화하면서 북한 비핵화를 추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러캐머라 사령관은 외교·정보·군사·경제영역뿐만 아니라 법 집행·기술 등을 포함한 ‘통합 억제력’을 발휘함으로써 “한국 국민들을 안심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다만 그는 북한의 “모든 위협을 한번에 해결할 수 있는 ‘만병통치약’ 같은 무기체계는 없다”며 “다(多)영역을 동원에 적에게 다중 딜레마를 안겨줘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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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오전 서울 중구 플라자 호텔에서 열린 제62회 한국국방연구원(KIDA) 국방포럼에서 폴 러캐머라 한미연합군사령관(가운데)과 김윤태 KIDA원장(왼쪽 다섯번째), 정경두 전 국방부 장관(왼쪽 두번째), 서욱 전 국방부 장관(왼쪽 여섯번째) 등 참석자들이 기념촬영 하고 있다. 이날 행사는 한미동맹 70주년을 맞아 한반도 안보상황 속 한미동맹의 의미와 중요성을 조망하기 위해 마련됐다. 2023.5.30 뉴스1
30일 오전 서울 중구 플라자 호텔에서 열린 제62회 한국국방연구원(KIDA) 국방포럼에서 폴 러캐머라 한미연합군사령관(가운데)과 김윤태 KIDA원장(왼쪽 다섯번째), 정경두 전 국방부 장관(왼쪽 두번째), 서욱 전 국방부 장관(왼쪽 여섯번째) 등 참석자들이 기념촬영 하고 있다. 이날 행사는 한미동맹 70주년을 맞아 한반도 안보상황 속 한미동맹의 의미와 중요성을 조망하기 위해 마련됐다. 2023.5.30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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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오전 서울 중구 플라자 호텔에서 열린 제62회 한국국방연구원(KIDA) 국방포럼에서 폴 라카메라(Paul LaCamera) 한미연합군사령관(가운데)과 김윤태 KIDA원장(왼쪽 네번째), 정경두 전 국방부 장관(왼쪽), 서욱 전 국방부 장관(왼쪽 다섯번째) 등 참석자들이 기념촬영 하고 있다. 이날 행사는 한미동맹 70주년을 맞아 한반도 안보상황 속 한미동맹의 의미와 중요성을 조망하기 위해 마련됐다. 2023.5.30 뉴스1
30일 오전 서울 중구 플라자 호텔에서 열린 제62회 한국국방연구원(KIDA) 국방포럼에서 폴 라카메라(Paul LaCamera) 한미연합군사령관(가운데)과 김윤태 KIDA원장(왼쪽 네번째), 정경두 전 국방부 장관(왼쪽), 서욱 전 국방부 장관(왼쪽 다섯번째) 등 참석자들이 기념촬영 하고 있다. 이날 행사는 한미동맹 70주년을 맞아 한반도 안보상황 속 한미동맹의 의미와 중요성을 조망하기 위해 마련됐다. 2023.5.30 뉴스1
아울러 러캐머라 사령관은 ‘동맹국과 싸우는 것보다 더 나쁜 일은 동맹 없이 싸우는 것’이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윈스턴 처칠의 어록과 ‘화살 하나는 부러뜨리기 쉽지만 여러 개는 부러뜨리기 어렵다’는 칭기즈칸의 격언을 인용, ‘동맹’의 중요성 또한 재차 강조했다.

그는 특히 한미 간 전시작적통제권 전환 논의를 염두에 둔 듯, “한국군이 (한미) 연합군의 리더가 돼가는 방향을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우리 지도자들은 한미일 3자 협력을 위해 접촉과 교류해왔다”며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하는 데 한미일 간 협력이 긴요하다는 인식을 나타냈다.

러캐머라 사령관은 또 북한이 개발 중인 무기체계들이 한미만 겨낭하는 게 아니란 점에서 주한유엔군사령부의 다른 전력제공국들도 대북 확장억제에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이 있을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러캐머라 사령관은 유엔군사령관도 겸직한다.

이런 가운데 러캐머라 사령관은 최근 북한의 정찰위성 발사 예고와 관련, 그 추진체 등 낙하물 발생시 대응 계획에 관한 질문엔 “우리를 해칠 수 있는 대상이 듣고 있기 때문에 작전보안상 얘기할 수 없다”며 말을 아꼈다.

러캐머라 사령관은 “(한미동맹의) 지난 70년 성과를 자랑스러워하되, 절대 만족하거나 안주하면 안 된다. 우리가 만든 작전계획을 장병들의 용맹함만 믿고는 쓸 수는 없다”며 “철저한 계획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미동맹을 당연한 것으로 여기면 안 된다”며 “‘파잇 투나잇’(Fight Tonight·오늘밤에라도 싸운다)을 구호로만 써선 안 되고 이를 실현하기 위한 힘을 가져야 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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