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장관, 文 패싱 논란에 “청와대 발표 내용으로 갈음”

朴장관, 文 패싱 논란에 “청와대 발표 내용으로 갈음”

신형철 기자
입력 2021-02-22 20:58
수정 2021-02-23 0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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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사위 ‘검찰 인사 갈등’ 공방

朴장관 “申수석과 갈등 밝힐 수 없다
신 수석 보도 언론 플레이 있었다 생각”
野 “법·기강 다 해이해진 콩가루 집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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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2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마스크를 만지고 있다. 2021. 2. 22 김명국 선임기자 daunso@seoul.co.kr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2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마스크를 만지고 있다. 2021. 2. 22 김명국 선임기자 daunso@seoul.co.kr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22일 국회에 출석해 검찰 고위급 인사를 두고 신현수 청와대 민정수석과 벌인 갈등의 전말에 대해 시종일관 “밝힐 수 없다”는 답변만 내놨다. 다만 이날 이뤄진 검찰 중간간부 인사에 대해서는 청와대 및 검찰과 충분히 소통했다고 밝혔다.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은 검찰 인사 과정 중 박 장관의 신 수석 패싱 의혹은 물론 대통령 패싱 의혹을 집요하게 파고들었다. 지난 7일 박 장관이 전격 발표한 검사장급 인사는 신 수석과 논의하지 않았고 대통령의 재가가 떨어지기도 전에 발표된 인사여서 ‘국정 문란’에 해당한다는 게 야당 주장이었다.

국민의힘 전주혜 의원이 “대통령의 재가를 받고 발표한 것이냐”고 묻자 박 장관은 “자세한 인사 과정은 말씀드리기 어렵고 청와대 발표 내용으로 갈음하겠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앞서 “민정수석과의 조율이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인사안이 보고되고 발표됐다. 대통령의 재가는 있었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조수진 의원은 “일요일(7일) 인사 내용이 발표되고 대통령에게는 월요일에야 결재가 올라갔다는 보도가 있다”며 “이러면 대통령의 인사권을 법무부 장관이 침해한 것이고 국정 시스템이 붕괴된 것 아니냐”고 따졌다. 이에 박 장관은 “저는 대통령의 법무 참모다. 제 머릿속에는 대통령의 인사권을 침해한다는 개념조차 없다”고 말했다. 같은 당 장제원 의원은 “인사 제청권자가 무능한 것이고 임명권자가 비겁한 것”이라며 “콩가루 집안이다. 문재인 정권이 인사에 대해 법과 절차, 위계, 기강 다 해이해졌다”고 비판했다.

다만 이날 오후에 단행된 검찰 중간간부 인사를 놓고 신 수석과 소통했는지에 대해 박 장관은 “구체적인 채널은 자세히 말 못 하지만 청와대든 대검찰청이든 충분한 소통이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야당 의원들이 관련 질문을 잇달아 던지자 박 장관은 “청와대 발표 내용대로 받아들여 주셨으면 좋겠다”, “나는 대통령의 법무 참모”라는 답만 되풀이하거나 침묵으로 일관했다.

박 장관의 무응답이 반복되자 야당 법사위원들이 반발하기도 했다. 법사위 야당 간사인 국민의힘 김도읍 의원은 “국회에서 오만하기 짝이 없게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으려면 왜 국회를 열어야 하느냐”고 질타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법사위원들은 박 장관을 엄호했다. 김남국 의원이 “박 장관이 청와대와 상의했다는 것은 패싱이 아니라는 것으로 저희가 받아들여도 되느냐”고 묻자 박 장관은 “의원님 말이 더 자세하시다”고 동조했다.

박 장관은 신 수석 관련 보도에 대해 “언론 플레이가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민주당 김용민 의원이 “(인사에) 야당과 친검(친검찰) 언론이 합세해 동원된 것 아니냐”고 하자 박 장관은 “(인사 관련 보도가) 국정 운영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여러 왜곡된 흐름을 만들기 때문에 그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절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2021-02-23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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